윤승희·연수정·박한나·나은선·곽정연·김윤지·차미선·김영림 작가
한복과 예복 계보 한눈에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한복과 예복의 계보가 있다. 혼례복을 일컫는 원삼, 조선시대 문무백관의 공복과 상복, 혼례식에서 신랑의 예복으로 사용되었던 단령이 시대별 문양과 색감으로 되살아난다. 아이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색동에는 기원의 의미가 겹겹이 스며 있고, 복을 부르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두루주머니와 귀주머니에는 전통 자수의 섬세함이 더해진다. 작은 소품 하나에도 상징과 염원이 담기는 규방의 미학이 또렷하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유물급 복식과 생활 소품의 폭넓은 스펙트럼이다. 16세기 저고리를 비롯해 해평 윤씨 자수저고리, 사규삼, 두루마기는 시대의 생활상과 미감을 동시에 전한다. 팔골베개와 불노침, 진주낭, 매듭노리개에 이르기까지, 의복에서 소품으로 이어지는 전통 복식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바늘땀의 간격, 색의 절제, 재료의 선택이 어떻게 삶의 철학으로 이어졌는지 자연스레 읽힌다.
작가 개성에 더한 공통 언어 '손끝'
8인의 참여 작가들 작업에는 각자의 개성이 스며들어 있으면서도 ‘손끝’이라는 공통의 언어가 읽혀진다. 작가들은 전통의 원형을 존중하되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태도를 과장 없이 절제된 미로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느림의 가치를 선택해 전통이 지닌 ‘영원한 힘’을 증명하려 한다.
이번 전통 전시가 열리는 공간도 의미심장하다. 북촌의 골목과 한옥의 맥락을 품은 전시실은 작품의 물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어서다. 관람객은 유리 진열장 너머의 유물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늘과 실이 만들어낸 표면의 질감, 색의 깊이를 ‘손끝’으로 상상하게 된다. ‘손끝으로 만나는 전통’이라는 전시 타이틀처럼 이번 전시는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감각 전체로 만나는 경험을 지향한다.
윤승희 작가는 “손끝으로 만나는 전통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며 “전통을 오늘의 삶으로 불러내는 시도이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기술을 현재형으로 이어가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혼례와 기원, 일상과 장식이 하나의 바늘땀으로 이어지듯 이번 전시는 개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공동의 문화로 승화시킨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통문화 지속성과 동시대적 가능성
사흘이라는 짧은 일정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이번 전시회는 밀도가 높다. 한국 문화의 전통이 지닌 지속성과 동시대적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란 기대도 적잖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전시는 평소에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은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과 공예를 좋아하는 관람객들에게도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시 관계자는 “손끝으로 만나는 전통 전시회가 새해 벽두에 가족과 함께 한겨울 북촌의 공기를 맞으며 손끝의 세계를 둘러보면서 전통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갖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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