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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8(일)

부동산 경기 ‘꽁꽁’ 얼었지만 현대·대우건설 존재감 ‘뿜뿜’ [2025 건설결산 ④]

기사입력 : 2025-12-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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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만 가구 분양…전년比 7.3%↓
대우건설 1만8834가구 분양으로 1위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 = 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올해 분양시장은 고금리와 공사비 부담 속에 전반적인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12월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2만6719가구로, 지난해 24만4625가구 대비 감소했다. 올해 반기별 물량은 상반기 7만255가구, 하반기 15만6464가구로 전체 공급의 약 69%가 하반기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청약시장은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에 중순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분양 일정을 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랐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건설사들이 분양 시점을 재조정하면서 시장 전반의 위축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올해 분양시장은 건설사별 전략 차이가 실적으로 그대로 드러난 시기로 평가된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일부 건설사는 불황에도 공급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운 반면, 다른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고 분양 속도를 조절했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각 사의 선택이 곧 분양 성적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1만8834가구를 분양하며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1만5000가구 이상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업황 변동과 무관한 공급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매년 일정 수준의 물량을 유지하며 주택사업 기초 체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분양 실적은 1만346가구로, 최근 3년간 공급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온 기조를 유지했다. 수도권과 정비사업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분양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시장 존재감을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불황 국면에서도 ‘공급 지속’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확연히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GS건설은 올해 8300가구를 분양하며 과거 공격적 확장 국면에서 한발 물러섰다. 현장 안전 강화와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며 공급 속도를 조절한 결과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976가구에 그치며 공급 변동성이 가장 컸다. 정비사업 지연과 사업성 점검과 더불어 올해 반도체를 향한 사업확장이 겹치며 사실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건설사별 전략 차이는 뚜렷했다. 포스코이앤씨는 1만1164가구를 공급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1만 가구 수준을 유지했다.

DL이앤씨는 4452가구로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갔고, 삼성물산은 3188가구로 강남권 핵심 입지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했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분양 규모를 조절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지역별로 보면 양극화는 더욱 뚜렷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청약 수요가 유지되며 분양이 이어진 반면, 지방은 미분양 우려로 분양 연기와 일정 조정이 잇따랐다. 실제로 연내 분양이 예고됐던 수도권 주요 단지 상당수가 내년으로 미뤄졌고, 지방에서는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업장이 증가했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건설사들이 분양 타이밍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보다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숨 고르기를 했던 건설사들이 외형 회복에 나서며 분양을 재개할 전망이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내년 분양 물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며 두 회사는 각각 1만4000가구·6143가구 분양을 계획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도 공격적인 공급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급 확대가 곧바로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청약 수요는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 핵심 입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강남·용산·흑석·노량진 등 대어급 정비사업 분양이 대기 중이다.

세부적으로 강남권에서는 신반포22차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올 하반기 분양이 예상됐으나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가 분양 시점을 내년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는 2개 동, 총 160가구로 규모는 작지만 3호선 잠원역과 가깝고 한강 접근성도 뛰어나다.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재건축 분양 대기 물량이 잇따르고 있다. 방배13구역을 재건축하는 ‘방배 포레스트 자이’는 철거를 마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건축 이후 총 229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54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방배14구역을 재건축하는 ‘방배 르엘’도 중장기 분양 물량으로 꼽힌다. 2026년 분양이 유력하며, 총 492가구 중 180여 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2호선 방배역에서 도보 5~6분 거리의 역세권 입지에 이수동산과 방배근린공원 등 녹지 여건도 갖췄다. 방배동 재건축 단지 중 규모는 작지만 입지 경쟁력이 뛰어난 ‘알짜’로 평가된다.

용산 내 진행되는 아세아아파트 재건축도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군부대 용지로 활용되던 부지로,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인접해 미래 가치 기대가 크다. 전체 997가구 중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활용될 저층부 150가구를 제외한 84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예상된다.

동작구에서는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이 대규모 일반분양 물량을 예고하고 있다. 흑석11구역을 재개발한 ‘써밋 더힐’은 총 1515가구 규모로, 반포 생활권과 인접한 입지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 시장은 미분양 부담을 안은 채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올해 지방 아파트 분양물량이 전년 대비 22.4% 감소했지만,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5만 가구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도 ‘잘 되는 곳만 잘 되는’ 양극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보다는 여건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 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결국 건설사별 사업지 선별 능력과 정책·금융 환경 대응력이 분양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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