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 50억, 명확한 입장 표명 없어 · 정책 의지는 ‘확인’, 기대는 ‘못 미쳐’
이미지 확대보기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증시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장의 ‘핵심 관심사’인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50억 원 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 오히려 증권가에선 실망만 컸다는 반응이다. 사진=MBCTV 캡쳐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증시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장의 ‘핵심 관심사’인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50억 원 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 오히려 증권가에선 실망만 컸다는 반응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에 사상 최고치(3,344.70)를 경신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거치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오후 들어 강보합에 그치는 등 분위기는 빠르게 반전됐다.
증권가에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주식시장 활성화가 방해 받을 정도라면 (대주주 기준 강화는) 고집할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도, 결정은 "국회의 논의에 맡기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사실상 정부의 책임 회피로 해석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으로 유지하겠다는 확정 발언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에 미치지 못했다”며 “기자회견 직후 '셀온'(Sell-on) 현상이 나타난 것이 그 실망감을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박성철 연구원도 "정부가 대주주 기준 강화에 대한 고집을 꺾은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국 결정을 국회로 넘겼다는 점에서 실질적 메시지가 없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증시 반응도 이에 따라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대표적 증권주인 미래에셋증권주는 3.5% 넘게 하락했으며 부국증권도 4.7% 급락했다. 정책 수혜주로 꼽힌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정책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가 차익 실현 매물에 눌린 모습을 보였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방향성은 확인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며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만큼 단기적으로 ‘기대감 선반영 → 실망 매물’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의 단기 방향성은 미국 FOMC 회의 및 CPI 발표 등 대외 변수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대주주 기준 같은 구조적 정책 변화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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