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08.05(화)

새 주인 찾는 애경산업, 역성장 뚫고 '6000억 몸값' 받아낼까

기사입력 : 2025-08-05 08:32

(최종수정 2025-08-05 09:16)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애경산업, 2분기 화장품 매출 14.4% 빠져
中, 수출 비중만 약 70%…의존도 커져
상반기 매출도 전년比 5.9% 준 3324억원
매각 앞둔 애경산업, '시총·실적' 개선해야

충남 청양에 있는 애경산업 중앙물류센터 모습. /사진=애경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충남 청양에 있는 애경산업 중앙물류센터 모습. /사진=애경산업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산업이 몸값 6000억 원을 기대하며 매각에 나선 가운데, 정작 회사는 올해 들어 역성장으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국내 K-뷰티 3위 주자인 애경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공교롭게도 화장품 사업이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기마저 회복세가 더뎌져 발목이 잡혔다.

5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1713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1736억 원에서 1.3% 빠진 수치다. 생활용품 매출이 5.1% 증가하며 1051억 원을 기록했으나 화장품에서 전년보다 14.4% 감소한 625억 원에 그쳤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175억 원) 대비 36.1% 준 112억 원, 순이익은 14.1% 감소한 111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애경산업은 지난 1분기부터 화장품 매출이 전년 631억 원에서 27.2% 내린 459억 원을 기록, 역성장에 갇혔다. 가성비로 무장한 중소 K-뷰티가 대거 약진하면서 애경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었다. 애경산업은 메이크업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 ‘에이지투웨니스(AGE20'S)’와 ‘루나(LUNA)’ 등이 있다. 쿠션이나 컨실러, 틴트 등을 주로 생산해 판매한다. 하지만, 1·2분기 연속으로 화장품 사업이 역성장을 보이면서 상반기 매출이 1085억 원으로 전년(1361억 원) 대비 20.3%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기준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은 2615억 원으로, 전체 매출(6791억 원)의 약 38.5%에 이른다.

실적 부진은 애경산업의 높은 중국 의존도가 반영된 결과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매출이 6791억 원으로, 그중 중국 매출만 1642억 원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24.2%다. 이를 수출로만 좁힐 경우 중국 의존도가 더욱 커진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수출액 2367억 원 가운데 중국으로 향한 게 약 69.4% 규모다. 중국 사업 성쇠에 따라 애경산업 해외 매출은 물론 전체 실적까지 휘둘리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은 내수보다 수출에 편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 화장품 수출액이 1737억 원으로, 전체 화장품 사업 매출의 약 66.4%에 이른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 /사진=애경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AGE20’S’(에이지투웨니스). /사진=애경산업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아울러 저가 화장품 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애경산업은 중국에서 벗어나 일본과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 다변화에 나섰다. 애경산업의 주력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등을 앞세워 현지 마케팅을 강화했다. 일본에서는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를 에이지투웨니스 브랜드 모델로 내걸었다. 미국에서도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에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러한 노력에도 애경산업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에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생활용품 사업은 상반기 매출이 전년 2039억 원에서 2.5% 오른 2091억 원을 내 비교적 선방했다. 국내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에 집중한 점과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을 개척한 점이 주효했다. 자연스레 애경산업 전체 매출 비중에서 화장품 사업이 축소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전년 37%에서 34%로 줄어든 반면 생활용품은 56%에서 59%로 늘어났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K-뷰티 3대 주자로 통하는 애경산업의 자부심엔 생채기가 났다.

현재 애경산업은 지주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지분 63.38%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애경산업 인수 예비입찰 후보(숏리스트)로는 태광산업과 투자 전문 자회사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 컨소시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폴캐피탈코리아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태광산업은 기존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개발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1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태광산업은 최근 애경산업의 화장품 생산 기지인 충남 청양공장을 찾았다고 한다. 애경산업 공장 내 설비와 생산능력, 인력 구성 등을 점검하는 실사 작업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가로 6000억 원대를 기대한다. 그러나 애경산업의 현재 시총은 4000억 원대에 불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경산업은 올 1·2분기 연속 역성장을 쓰면서 상반기 매출이 3224억 원, 전년(3427억 원) 대비 5.9% 빠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9.3% 떨어진 172억 원, 순이익은 39.1% 하락한 161억 원에 그쳤다.

AK홀딩스 측은 “애경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매수희망자들의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아 소수의 매수희망자와 실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손원태 기자기사 더보기

유통·부동산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