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기업 전반의 근로환경 개선과 시스템 혁신에 한껏 힘을 주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8월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사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준법경영 체계 구축과 공정거래 질서 확립, 청렴 문화 기반 조성 등 3대 목표를 세웠다. 법조·경제·학계 등 외부인사로 위원을 구성, 사내 부정부패를 차단하도록 고안했다.
사업장에 대해서는 한국표준협회(KSA)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45001’ 인증을 취득했다.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3대 사고 유형인 끼임과 추락,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조 설비에 인터락(Interlock)과 안전덮개 등을 설치했다. 그 외 K형 사다리와 지게차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해 추락과 부딪힘 방지 효과를 강화했다. 예컨대 천안 1공장은 자동화 창고 개선 작업을 통해 작업 환경의 안전성과 물류 효율성을 높였다.
사내 시스템 개선에 나선 남양유업은 새 CI(Corporate Identity)와 슬로건도 함께 공개했다. 새 슬로건은 ‘건강한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주축으로 한 기업의 건강한 변화와 뛰어난 품질을 선보인다는 브랜드 철학을 내비쳤다. 동시에 영유아와 가족돌봄청년, 한부모가족,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모두 남양유업 기업 인식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불가리스는 유당을 제거한 ‘불가리스 제로’와 그릭 요거트 형태의 ‘소잘요 그릭’, 떠먹는 방식의 ‘불가리스 떠불’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초코에몽’은 아이스크림으로 내놓거나 딸기 맛을 선보이는 등 MZ세대 취향을 겨누었다. 이외에 프렌치카페는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를 사용해 당류를 낮추기도 했다. 이 모두가 먹으면서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 열풍을 고려한 행보다. 단백질 음료인 ‘테이크핏’ 역시 당류와 지방, 콜레스테롤을 모두 빼내 칼로리 부담마저 덜어냈다.
남양유업은 카페 브랜드 백미당에도 변화를 줬다. 백미당은 남양유업이 지난 2014년 론칭한 브랜드로,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을 주로 판매한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0월 백미당의 별도 법인인 ‘백미당아이앤씨’를 신설하고, 매장 인테리어와 부자재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적용했다. 백미당은 현재 전국 56개 매장을 뒀으며, 베이커리 메뉴 등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그 외 배달앱이나 통신사 등과 프로모션을 강화해 온·오프라인 동시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 2억5000만 원을 내면서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이 차츰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20년 535억 원의 순손실을 쓴 후 2021년 589억 원, 2022년 784억 원, 2023년 671억 원 등 내리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1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에선 개선세을 이어갔다. 다만, 매출 성장세는 주춤하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9968억 원에서 4.4% 감소한 9528억 원에 그친 데 이어 2156억 원을 기록한 올 1분기 매출도 전년(2342억 원) 대비로는 7.9% 줄었다.
남양유업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전반 체질 개선과 소비자 중심의 제품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핵심 사업 경쟁력과 품질 혁신을 강화하고, ESG를 포함한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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