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으로 금융지주를 비롯한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불안으로 어려운 시기에 밸류업에까지 신경을 써야하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한국금융신문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등 4대 상장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난 5년 간의 지표를 직접 취합·분석한 결과, 실제로 주주가치 관련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금융지주가 자산과 순이익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에서 1위를 차지한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 증가율도 1등이었고, 주주수익률과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 모두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한 하나금융은 총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나금융, 주가대비배당수익률·주주수익률 모두 '상위권'
4대 금융지주 중 주가 대비 배당을 가장 진정성 있게 시행한 곳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지주였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5년 간 2020년과 2021년, 2023년까지 총 세 번 주가대비배당수익률 1위를 차지했고, 2022년과 지난해에도 아쉽게 우리은행에 밀렸지만 2위를 지켰다.
주가상승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주주수익률' 부문에서도 하나금융은 99.51%로 KB금융 다음으로 2위에 등극했다.
2020년 말 종가 대비 5년 주주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인데, 주가가 2020년 초에 비해 85% 가까이 올랐고 배당수익률은 34.87%에 달했다.
함영주닫기

함 회장은 최근에도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했고, 이와 함께 올해 연간 배당 총액을 1조원으로 고정하는 '분기별 균등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위원은 "하나금융은 약 42%의 총 주주환원율을 기준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총주주환원수익률(8.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익체력 등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도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의 지분을 9.09%로 가장 많이 갖고 있다.
함영주 회장과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을 위한 노력은 외형성장으로도 이어졌다.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2020년 말 대비 지난해 176조 9005억원 증가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38.38%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성장률이 가장 낮은 신한금융보다 16.15%p 높은 수준이다.
주가대비배당수익률 '최고' 우리금융, 순이익 성장도 '1등'
지난 2022년 무려 9.78%의 주가대비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심을 보인 우리은행은, 작년에도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7%를 넘기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KB금융이 3%대, 신한금융이 4%대 주가대비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금배당총액도 지난 2020년에 비해 무려 242.69%, 금액으로는 6310억원 증가했다.
우리금융이 이처럼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임종룡닫기

지난 2023년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우리은행은, 올해 4대 금융지주 중 최초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비과세배당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형태다.
주주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 냈던 돈을 돌려주는 개념을 차용, 과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 주주의 경우, 비과세 배당은 원천징수(15.4%)를 하지 않기 때문에 주주는 배당금액의 100%를 수령하게 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최대 49.5%) 대상이 아니다.
대주주 역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배당금이 포함되지 않아 부담이 낮아지며, 법인주주는 법인세 과세 이연효과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지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의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 또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비과세의 혜택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주환원 노력의 성과는 실적 상승으로 나타났는데, 우리금융의 2020년 말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말과 비교한 결과 성장률이 109.3%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40%대 증가율를 기록한 KB·하나금융보다 2배 이상, 30%대인 신한금융보다는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KB금융, 우수한 주가상승률에도 아쉬운 '배당'
KB금융은 꾸준한 실적 관리로 리딩금융의 자리를 지키며 높은 주가상승률을 거뒀다.
지난 9일 기준 2020년 초와 비교한 KB금융의 주가상승률은 109.33%에 달한다.
위험자산관리와 비은행 강화 등 수익다각화를 통한 순이익 성장으로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다.
실제로 K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60.9% 증가한 1조 6991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고, 보통주자본(CET1)비율 역시 13.67%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배당 부문에서는 아쉬운 수치를 보였다.
지난 5년 간 KB금융의 배당성향 평균은 24.21%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고,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 평균 역시 4.66으로 최하위였다.
K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15일 총 1206만주, 매입가 기준 1조 2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신한금융, 자사주 소각으로 저조한 배당 극복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5년 평균 주가상승률과 주가대비 배당수익률 부문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주가상승률은 9일 기준 29.5%로 가장 낮았고, 주가대비 배당수익룔의 경우 KB와 함께 20%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5년 주주수익률도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저조한 배당은 외형성장과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20년 말 대비 지난해 신한금융의 총자산·당기순이익 성장률은 각각 22.23%, 30.31%로 두 지표 모두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꾸준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잇따.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작년 주주환원율 40%를 넘겼고, 올 상반기에는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방침이다.
올해 주주환원율 목표도 42%로 높여 잡았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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