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5.04.25(금)

개발지연에 권리반환까지…제약업계 기술수출의 명과 암

기사입력 : 2025-04-25 07: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종근당, CKD-510 기술수출 후 임상 진행 지지부진
유한양행·대웅제약은 지난달 아예 기술반환 되기도

왼쪽부터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각 사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기술이전 잭팟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잇따른 기술수출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에서 차일피일 개발이 지연되거나 도로 기술반환 되는 사례가 늘어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2023년 11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샤르코마리 투스병(CMT) 치료제 ‘CKD-510’를 기술수출했지만 아직까지 개발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시 종근당은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0억 원) 규모의 계약에 성공하며 이목을 끌었던 바 있다.

당초 증권가를 비롯한 제약업계에선 CKD-510이 지난해부터 임상에 돌입할 거라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임상 진입 소식이 없다. 노바티스 측은 여전히 약물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지 탐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10 임상은 노바티스에서 주관하는 사항”이라며 일단 기다리고 있는 상황임을 전했다.

문제는 제약사에겐 시간이 돈이라는 점이다. 임상 개발이 늦어질수록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지급이 함께 밀린다. 종근당이 노바티스로부터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금으로 받은 돈은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 수준이다. 나머지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 원)는 ‘개발이 잘 돼야 받는’ 마일스톤인 만큼 임상이 지연될수록 수익화에 차질이 생긴다.

개발 지연 외에 아예 이전했던 후보물질이 기술반환 당하는 사례 역시 적지 않다. 올 들어 5대 제약사 중 기술반환을 겪은 곳만 두 군데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방간염(MASH) 신약 후보물질 ‘YH25724’을 수출했으나 지난달 기술반환을 통보받았다.

유한양행은 기술이전 총 계약규모 8억7000만 달러(약 1조50억 원) 중 계약금 4000만 달러(약 589억 원)와 마일스톤 1000만 달러(약 147억 원) 등 총 5000만 달러(약 737억 원)를 수령했다.

대웅제약 역시 지난달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후보물질인 ‘베르시포로신(DWN12088)’의 중화권 지역 권리를 반환받았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영국 씨에스파마슈티컬스에 해당 물질을 기술수출한 바 있다. 씨에스파마슈티컬스는 중국·홍콩·마카오 등에서 임상 3상과 상업화를 맡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2년 만에 계약이 해지됨으로써 대웅제약은 총 3억3600만 달러(약 4910억 원) 중 선급금 7000만 달러(약 1000억 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계약 해지 사유는 후보물질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문제가 아닌, 파트너사의 연구개발 전략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기술반환 사태가 생겨나도 지금으로선 뚜렷한 대응 방법은 없다고 입 모은다. 막대한 금액이 드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끌고 가기엔 현 국내 제약산업 규모로는 무리가 있고, 그나마 임상 실패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기술수출이 현실적인 대안이라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 제약사가 가진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미리 엿보거나 출시 자체를 방해하려고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하지만 마일스톤 지급이나 임상 리스크 분산 등 기술수출의 이점이 확실해 계약을 안 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김나영 기자기사 더보기

유통·부동산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