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는 지난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신규 이사 3인을 진입시키는 데 그쳤다. 애초 영풍·MBK는 17인의 신규 이사 후보를 추천해 최소 10명의 이사를 선출한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얻었다.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주총 시작시간을 오후 2시로 잡은 데 이어, 5시간 가까이 주총 개최를 지연했다. 1호 처리 안건이었던 배당 안건을 순서까지 뒤집으며 결국 밤 10시가 다 되어서 배당 확대 안건을 기습으로 통과시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기존에는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인 SMH가 영풍의 주식을 10% 넘게 갖고 있었고 영풍은 고려아연과 상호주 관계가 형성되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영풍은 주식 배당으로 총 6만8805주의 신주를 발행하면서 SMH가 보유한 영풍 지분율이 발행주식총수의 10% 미만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풍이 주주환원을 목적으로 내걸었지만, 회삿돈을 활용해 고려아연 의결권을 부활시키고 법원 가처분 판결결과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영풍 측에서는 “1주당 0.035주의 배당을 안건으로 올렸으나 일부 소액주주가 배당이 적다며 불만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영풍은 1호 의안 처리를 뒤로 미뤘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영풍은 의결권을 되살리기 위해 자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을 신설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바 있다. 이 역시 영풍에 장기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결국 오너가의 무리한 적대적 M&A 탓에 당장의 기업 가치는 물론 중장기 경쟁력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고려아연 역시 당시 입장문을 통해 "영풍이 넘긴 고려아연 지분 전량은 3조 9265억 원가량으로 이는 영풍의 총자산의 70.52%에 달하는 규모이고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무려 91.68%에 달한다"며 "고려아연 주식은 영풍의 입장에선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고려아연을 통한 배당은 유일하게 돈을 버는 핵심 재원인데, 이런 자산을 주주들의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빼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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