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이날 4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1년 단일물로 구성됐으며 희망금리밴드는 A+등급 민평금리 평균에 -40~+4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한화리츠는 조달된 자금을 전액 오는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전단채 400억원)에 쓸 계획이다. 해당 전단채는 지난 14일 발행한 1개월물이다.
한화리츠가 초단기 채권에 의존한 배경에는 지난해 실시한 대규모 유상증자 있다. 당시 한화리츠는 시가총액 3500억원, 유증을 통해 조달하려는 금액은 4700억원이었다. 말 그대로 ‘대규모 유증’ 탓에 주가는 폭락했고 최종 조달 금액은 3837억원이었다.
따라서 이번 공모채 발행은 차입만기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한편, A+등급 평균금리는 3.222%(21일 기준)이다. 차환대상 전단채 금리는 3.65%다. 희망금리밴드 최상단(+40bp)에서 결정돼도 한화리츠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
리츠, 성장 한계 딜레마…조달비용 낮추기 초점
여타 리츠와 마찬가지로 한화리츠는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만큼 이익유보가 낮다. 낮은 유보이익은 추가로 자산을 사들이기 어렵게 만들고 재무구조 개선도 제한하는 요인이다.리츠는 우량자산을 장기 보유해 해당 자산의 가치상승과 현금흐름 개선(물가연동)을 목표로 한다. 유증이 주가를 희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를 통해 편입된 자산이 장기적으로 가치제고를 충족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제고 전략은 쉽지 않다. 특히 부동산은 금리라는 외형변수에 민감하다. 리츠 특성상 시장 수준을 지속 능가하는 고성장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리츠가 낮은 조달비용으로 높은 현금흐름이 기대되는 자산을 매입해야 한다. 유증에 대한 반발은 한화리츠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자산매입으로부터 출발한다. 장교동 빌딩이 한화생명 자본확충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불신도 더욱 커졌다.
유증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면 한화리츠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신용등급을 높이는 일이다. 리츠는 성장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강정이다. 다만 한화리츠가 대기업 계열사 자산을 떠안는 인식이 강해진다면 채권투자자 입장에서도 달갑진 않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스폰서 리츠(대기업 리츠)는 그룹 계열사 자산 유동화가 목적”이라며 “스폰서 리츠의 증자는 대기업들이 주주들에게 인수부담을 떠넘긴다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츠는 외부조달이 필수이기 때문에 주주와 채권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략에 대해 더욱 고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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