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한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1조9669억 원에서 3.0% 하락한 1조908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에선 312억 원으로, 전년(19억 원) 대비 16배 넘게 뛰었다. 순이익도 1500억 원으로, 전년 622억 원의 순손실을 뒤집었다.
사모펀드 출신의 경영 스타일이 효과를 봤다. 1981년생 김유진 대표는 한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 첫 여성 부사장이다.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로 업무 경력을 쌓았다. IMM PE에는 지난 2009년 입사했다. 한샘과는 지난 2023년 8월 전문경영인(CEO)으로 투입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앞서 IMM PE는 지난 2021년 10월 롯데쇼핑과 손잡고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7.7%(652만1209주)를 인수했다. 1조4514억 원 규모 계약이었다. IMM PE는 당시 가구업계 부동의 1위였던 한샘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듬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IMM PE는 적자 상태인 미샤를 흑자로 바꿔놓은 김 대표를 한샘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대규모 사업 재편과 함께 직원 유출이 심화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샘의 직원은 기간제 근로자 포함 2055명인데, 전년 3분기 2224명 대비 7.6% 감소한 수치다. 관리연구직, 영업직, 기술직, 생산직 등 전 분야에서 직원이 빠져나갔다. 아울러 2023년 한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200만 원으로,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 6300만 원보다 1000만 원 더 낮게 책정됐다. 단편적으로 한샘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4126억 원으로, 전년(4305억 원) 대비 4.2% 감소했다. 그 사이 한샘 부채비율은 2023년 206.7%에서 지난해 158.2%까지 내려갔다.

실제 한샘의 성장은 정체된 모습이다. 한샘은 지난 2021년 연 매출 2조2312억 원으로 최대치를 달성한 후 2022년 2조9억 원, 2023년 1조9669억 원, 2024년 1조9084억 원으로 3년째 내리막을 걸었다.
이와 달리 2위 주자인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1조5857억 원에서 18.0% 성장한 1조8707억 원을 기록했다. 1위인 한샘(1조9084억 원)과 격차를 거의 없앤 수준이다. 더구나 현대리바트는 전년 199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240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 외형 성장과 내실 경영을 둘 다 잡았다. 한샘은 지난해 상반기 한때 현대리바트에 1위를 내주기도 했다.
김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32년 만에 한샘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새로 교체하면서 리브랜딩에도 속도를 냈다. 최근에는 한샘 광교점 디자인파크 4층을 롯데하이마트로 꾸려 가구와 가전을 동시에 판매했다. 롯데쇼핑과의 사업 시너지에도 열을 올렸다. 아울러 고객 대상으로 멤버십 제도를 강화해 혜택을 늘렸다. 노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시니어 맞춤형 인테리어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김유진 대표는 신년사에서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의 헌신과 열정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며 “제품개발뿐 아니라 마케팅, 영업, 시공, A/S까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품질을 개선해 브랜드의 신뢰를 높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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