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샘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1029억 원을 배당했다. 주당 6200원이다.
한샘은 앞서 IMM PE가 최대주주가 된 후 2022년 131억 원, 2023년 747억 원, 올해는 3분기까지 1416억 원 등 계속해서 배당을 늘려왔다. 더구나 2022년은 상장 이래 첫 영업손실을 냈던 터였다.
이번 배당과 관련해 한샘 측은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올해 3분기 매출이 4541억 원으로, 전년(4809억 원) 대비 5.6% 줄었다. 한샘의 주요 사업 모델인 리하우스(리모델링), 홈퍼니싱(가구), B2B(기업 간 거래) 전 사업에서 미끄러졌다. 구체적으로 3분기 리하우스 매출은 15.6% 떨어진 1276억 원, 홈퍼니싱은 3.2% 하락한 1244억 원, B2B는 17.2% 감소한 104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타 부문에서는 부엌 가구나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자회사 한샘넥서스의 선방 덕에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0.2% 오른 974억 원을 기록했다.
한샘은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면서 실적 악순환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한샘의 누적 매출은 1조4180억 원으로, 전년(1조4649억 원) 대비 3.2% 내려갔다. 앞서 한샘은 지난 2021년 연 매출 2조2312억 원을 달성한 후 2022년 2조9억 원, 2023년 1조9669억 원 등 역성장을 거듭했다. 이번 3분기마저 실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3년 연속 역성장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이익 면에선 흑자다. 한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73억 원을 기록해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샘은 공급망 최적화로 원가율을 낮추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지난 2분기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터지면서 대손충당금 29억 원이 발생했지만, 티메프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큰 폭의 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한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2021년 10월 롯데쇼핑과 손잡고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7.7%(652만1209주)를 인수했다. 당시 매각가만 1조4514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한샘의 재무제표도 급격하게 나빠졌다.
한샘은 지난 2021년 6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2년 21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2023년 영업이익 19억 원을 내면서 다시 흑자로 돌려놨다. 이 기간 투입된 인물은 IMM PE의 첫 여성 부사장인 김유진 대표다. 김 대표는 할리스와 레진코믹스, 에이블씨엔씨 등의 대표를 맡으면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시켰던 인물이다. 한샘에는 지난해 8월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김 대표는 고강도 비용감축과 리브랜딩, 매장 구조조정 등 한샘의 체질 개선에 전방위적으로 메스를 들었다. 일례로 한샘의 최근 3년간 판관비를 보면 2021년 5022억 원에서 2022년 4609억 원, 2023년 4304억 원으로 축소됐다. 올 3분기까지 누적 판관비도 전년(3292억 원)보다 6.6% 감소한 3075억 원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관리연구직, 영업직, 기술직, 생산직 등 전 분야에서 직원들이 줄줄이 새어나갔다. 한샘의 상반기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 포함 2109명으로, 전년(2248명) 대비 6.2% 줄었다. 지난해 한샘의 1인당 평균 연봉은 52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한샘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 현대리바트의 1인당 평균 연봉 6300만 원보다 현저히 적다. 앞서 한샘은 지난 1분기 매출 4693억 원을 기록, 현대리바트(5048억 원)에게 매출 규모에서 밀려났다. 이후 한샘은 저성장에 갇히면서 3개 분기 연속 2위 주자가 됐다. 현대리바트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4559억 원을 기록, 한샘을 제쳤다. 이 기간 한샘 매출이 3.2%가 떨어지는 동안 현대리바트는 24.9% 올랐다.
김 대표는 32년 만에 한샘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새로 선보이면서 리브랜딩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그는 한샘 리하우스 사업에서 부엌 가구 등 중고가 핵심 상품의 특장점을 살리고, 수도권 단지를 맞춤형 설계로 공략했다. 홈퍼니싱 사업은 매장 리뉴얼 및 대형 입주 단지를 파고들며, 온라인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중복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인 리하우스 대리점 수는 2022년 917개에서 2023년 806개, 현재 759개로 감소하는 추세다. 김 대표는 동시에 수도권 내 물류센터를 재배치하면서 공급망 재편에도 힘을 줬다. 지난 9월에는 서울 상암동 한샘 사옥을 그래피티자산운용에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약 3200억 원에 매각했다. 이는 한샘의 상반기 자산총액 1조834억 원의 30%에 이르는 규모다. 한샘의 부채비율도 김 대표 투입 전 2023년 206.7%(상반기 기준)에서 현재 169.5%로 낮아졌다.
김 대표는 재무 부담을 줄이면서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 직면했다.
한샘 측은 “대한민국 1등 가구·인테리어 기업을 목표로 ▲비즈니스 효율화 ▲브랜드 고도화 ▲ESG 경영 강화 ▲기업문화 재정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장 회복기에는 브랜드 고도화를 통해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독보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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