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영업제일주의' 기조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고환율 기조로 밸류업 계획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23년 순이익이 4.7% 하락하며 역성장을 보였지만, 부진을 완전히 극복하고 성장 궤도에 재안착한 것이다. 작년 영업이익 역시 8.56% 늘어나며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ELS 사태로 인한 손실과 큰 폭의 외환환산 손실에도 비이자이익 증가, 대손충당금전입 대폭 감소 등으로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호실적 배경엔 함영주 회장 '영업제일주의'
이 같은 2024년 실적 선전의 배경에는 함영주 회장의 '영업제일주의'가 있다.
특히 법인기업 원화대출금의 경우 2021년 말에는 5대 은행 중 4위였지만, 2023년 말 기준 98조 7,000억원으로 1위에 등극했다.
영업 강화를 통한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작년 3분기 누적기준 하나카드는 전년도에 비해 순이익이 44.8% 상승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2023년 부동산 위기로 적자를 냈던 하나증권도 1,81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생명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42%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3분기 누적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2023년보다 4.5%포인트 상승한 17.28%로, 순이익 증가 폭 기준으로는 4대 금융지주 중 최고였다.
고환율 기조에 밸류업 차질 우려···발로 뛰는 함영주 회장
지난해 호실적으로 밸류업 계획도 순항하는듯 했으나, 고환율이 복병이었다. 탄핵 정국과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4분기에만 약 155원 오르며 1,470원선까지 상승했다.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병한 이후 외화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해 CET1비율이 1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 중 하나로,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환율이 올라 원화 가격이 낮아지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 특히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늘어나 CET1 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건정성이 악화할 수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 CET1비율이 2.5bp(1bp=0.01%포인트)가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13.17%인데, 금융투자업계의 추정에 따라 환율 상승분에 따른 CET1 비율 하락을 따져보면 지난해 4분기 CET1 비율은 12.8%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포지션의 경우 환율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자본규제 완화 조치'를 작년 4분기분부터 바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하락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함영주 회장도 이를 의식하고 밸류업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2022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고, 이를 따라 이승열닫기이승열기사 모아보기·강성묵·이은형 부회장 등 임원 10명이 총 1만 1,1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달 17일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의 최고경영진과 직접 면담하며 하나금융이 국내 금융·외환시장 안정화와 기업 경제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분기 CET1 비율은 13%에 미치지 못해도, 이후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보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는 밸류업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은행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올해도 순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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