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를 넘보고 있는 원달러환율을 비롯,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등의 리스크 여파가 올해 비로소 본격화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철근과 시멘트 등 필수 원자재의 해외수입 의존도가 큰 건설업계는 이번 환율 변동에 특히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건설 업계의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새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와 공사 원가 현실화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회장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어려운 가운데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 지속과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등으로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되고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마저 상실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회만이 아니다. 민간 건설사 차원에서도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태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좋은 소식만을 전하고 싶은 제 마음과는 다르게, 2025년은 다가올 3년 중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5년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한 해다.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힘을 합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극복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 역시 “모든 악재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건설업의 위기는 현금 유동성 악화로부터 시작되고, 손실을 막아내지 못하면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 또한 “우리 앞에 놓인 경영환경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며 험난하다”며, “임직원들께서는 새로운 30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올해, 어떤 역경도 극복할 수 있다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의지로 새롭게 도전하고 노력해야 하겠다”는 당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한 회장은 "기술 혁신, 제도 개선, 일하고 싶은 환경 구축, 사회적 가치 강화, 긍정적 홍보 활동 등을 통해 건설 산업의 인식을 개선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건설 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주 회장 역시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한 긴급지원(자기자본비율 위험가중치 차등 적용과 상호금융권 충당금 규제 유예 등) 등 실효성 있는 주택사업자 유동성 지원방안과 빌라 등 비아파트시장 정상화방안은 물론 민간건설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과 함께 주택법 통합심의 의무화 후속조치 이행, 기부채납부담 완화 등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더 나아가 수요진작책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대출중단을 초래하는 대출총량제 즉시 폐지, 주거지원계층(무주택자 포함)과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 우대금리 적용, 미분양주택 취득자에 대한 세제감면(취득세 50% 감면⸱5년간 양도세 감면), 도시형생활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제외 등 핀셋 정부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도 주문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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