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그룹 ‘재무통’으로 불린다. 회사 컨트롤타워는 물론 경력 대부분을 경영지원 조직에서 보낸 만큼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놓인 삼성전자 투자 전략 관리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2022년 부사장에 오른 그는 지난해까지 모바일경험(MX)사업부 지원팀장을,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는 경영지원실 소속으로 지원팀장을 맡았다.
올해 11월 진행된 정기인사에서 기존 CFO인 박학규 사장이 사업지원TF로 이동하며 공석이 된 CFO 자리에 선임됐다.
박순철 부사장은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 등 삼성전자 경영 컨트롤타워에 모두 몸담은 만큼 그룹 내 최고위층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력 대부분을 개별 사업부 지원팀에서 보낸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개별 사업부에도 별도 지원팀을 두고 있으며 지원팀은 경영목표 설정, 성과 평가 등 각 사업 경영진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또 삼성전자 CFO는 사내이사로서 그룹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그룹 내 위상이 높은 자리다. 박순철 부사장은 각 사업별 전략들을 점검하고 투자 등 재무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순철 부사장 최우선 과제는 반도체 분야 투자 전략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 경쟁력 회복, 파운드리 수율 개선, 엑시노스 등 시스템 반도체 반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HBM 투자는 확대하고. 파운드리 사업 등은 투자 효율화를 통해 반등에 성공한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재무 라인에 변화를 주며 박순철 부사장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전임 CFO인 박학규 사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로 이동했다. 박학규 사장도 미래전략실 출신 재무 전문가로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으로 손꼽힌다. 박학규 사장이 사업지원TF로 이동한 만큼 재무부서 역량을 보강해줄 수 있다.
여기에 CFO 휘하 재경팀장에는 장기간 역량을 입증한 김동욱 부사장이 유임됐다. 김동욱 부사장은 상무 승진 이후 줄곧 재경팀에서 몸담았으며, 특히 반도체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도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을 축적하는 등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47억4500만달러(약 6조9000억원)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확정한 것도 박순철 부사장의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들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외 반도체 기업들에 보조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트럼프 체제가 들어서기 전 체결된 만큼 온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등 오는 2030년까지 약 440억달러(약 60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최종 투자 대비 보조금 비율은 12.7%로 SK하이닉스(11.8%), TSMC(10.7%), 인텔(7.8%)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해 가장 높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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