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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2기 LG전자,‘가전 명가’ 한계 딛고 도약할까

기사입력 : 202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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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직전 매출로 1분기 실적 선방
‘탈가전’ 선언 불구 사업 불균형 여전해
“VS·BS 성과 아직…영업익 감소 전망”

조주완 2기 LG전자,‘가전 명가’ 한계 딛고 도약할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LG전자를 다시 이끌게 된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구조 개편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021년 LG전자 대표 취임 이후 가전 중심 사업구조 탈피에 집중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가전 의존도는 여전히 절대적이다.

반면 조주완 대표가 집중 육성한 전장(전기차, 전자장비), B2B(기업간 거래) 사업은 커진 몸집에 비해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미국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주력인 가전 사업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주완 대표로서는 지난해 자신이 공언한 ‘비(非) 가전’ 성장 성과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LG전자가 최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하는 등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에 더해 B2B, 구독, webOS 등 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가 일정 부문 해소됐음에도 5.7%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LG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해 주력인 가전 사업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VS(전장), BS(비즈니스 솔루션) 등 다른 사업들과의 불균형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 전에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Pull-in 수요’ 덕분에 LG전자가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반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신사업 성과 가시화 지연으로 VS 및 BS 사업부는 부진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한 985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 대비 6.5% 하향 조정한다”며 “2분기 실적으로 관세 대응력을 증명하고, 3~4분기 실적으로 B2B, Non-HW로 인한 분기 실적 변동성 축소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 전 대표 취임과 함께 ‘가전 의존도 감축’을 선언한 조주완 대표로서는 올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주력 가전 산업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는 만큼 그간 공들여 육성한 전장 등 미래 사업들이 올해부터 본격 수익을 내야 한다.

사실 조주완 대표는 LG전자 대표 취임 이전부터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실제 그는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로 재직하던 2021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LG전자 구조 개편 밑그림을 그린 조주완 대표는 같은 해 12월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의 ‘탈 가전’ 특명을 받고 LG전자 수장에 올랐다. 이후 전장 사업과 B2B 사업을 앞세운 ‘777비전’을 선포하고 포트폴리오 개편에 집중했다. 777 비전은 가전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 비중을 끌어올려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목표 달성을 위한 신사업들이 고환율 등 대외 리스크가 증가로 부진한 실정이다. LG전자 전체 매출 중 가전 의존도가 여전히 절대적인데, 수익성은 여러 대내외적 리스크 영향으로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다.

LG전자 2024년 확정 실적을 살펴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7조7282억원, 영업이익 3조419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부문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익은 조주완 대표가 취임한 2021년 3조8638억원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다.

특히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가전을 담당하는 H&M사업부 매출 비중이 37.8%, 영업이익 59.8%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 2위를 차지한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H&A사업본부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49.9%, 75.3%까지 치솟는다.

반면 LG전자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 10조6205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VS사업본부는 연말 손상평가에서 손상차손이 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손상차손은 장부가액에서 회수가능 금액을 뺀 것으로 범위가 넓을수록 사업이나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전장 계열사 ZFK와 LG마그나도 모두 적자 전환했으며,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IT 등 B2B 제품을 담당하던 BS 사업본부도 1931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를 비롯한 전장 사업 부진에 대해 “지난해 화재로 인한 전기차 캐즘(수요정체) 효과로 일시적 손실을 입었다”면서도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주완 대표는 올해 사업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투자 확대와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전기차 캐즘에 대비해 올해 VS사업본부에 약 9369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5% 증가한 것으로 △2021년 4563억원 △2022년 6627억원 △2023년 8685억원 △2024년 9136억원에 이어 5년 연속 증가세다. 올해 LG전자의 전체 투자액 4조3345억원 중 HS사업본부(올해 M&A사업본부에서 명칭 변경, 투자액 1조1605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LG전자는 올해 1월 2024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준비 차원의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역량 확보에 주력한다”며 “수주잔고 기반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는 동시에 제품 믹스 개선 및 오퍼레이션 전반을 개선해 수익성을 확보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조주완 대표는 올해 비가전 사업 중 핵심 성장동력으로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HVAC는 실내 공기질 관리 시스템으로 최근 열 관리가 중요한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고효율 가전 대표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B2 시장에서 매력적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공조 산업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최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비롯해 원전, 메가팩토리 등 신성장 사업 기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2일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HVAC 솔루션을 납품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수주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정책에 대응해 현지 맞춤형 공조 사업 기회를 적극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대표는 싱가포르 수주를 두고 “싱가포르가 핵심적 지역 물류 허브 역할을 강화함에 따라, 고성능 HVAC 솔루션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LG전자는 효율성, 지속가능성,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이고 시장 맞춤형인 설루션을 제공하며 이런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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