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장 후보에 내부 출신을 추천해, 명확한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카드의 경우 진성원 전 현대카드 본부장을 추천하며 개혁 의지를 보였지만, 나머지 5곳의 자회사 대표에는 모두 은행 출신 인물들이 추천됐다.
'30년 경력 전문가'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내정자
진성원 우리카드 신임 대표 후보는 우리은행에 종사한 적이 없는 외부 인물이다. 내부 출신 임원을 대표로 선임하는 기존 관행을 깨고, 처음으로 외부전문가가 추천된 것이다. 1989년 삼성카드로 경력을 시작한 진성원 후보는 30여 년간 카드업계에 몸담으며 마케팅·CRM·리테일·오퍼레이션(Operation)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추위 측은 "2014년 우리카드 출범 이후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기점을 마련하기 위해 진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업계 내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진 후보는 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경험을 통해 우리은행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자추위의 평가다.
정현옥 신용정보 CEO 후보, 지주 재출범 '최초' 여성 CEO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후보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여성 CEO다. 1970년생 정현옥 후보는 1992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강남영업본부장, 투자상품전략그룹 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자추위는 "일선 영업과 투자, 소비자보호까지 두루 경험한 정 후보의 역량이 '채권 회수율 개선'과 '비추심부문 성장동력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IB통'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후보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추천된 기동호 후보는 1993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여의도기업영업본부장, IB그룹 부행장,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을 역임한 IB 전문가다. 캐피탈 업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지금, 기 후보가 기업금융 확대를 통한 수익다각화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는 것이 자추위의 판단이다.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추천된 김범석 후보는 우리은행에서 대기업심사부장,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 국내영업부문장을 거치며 여신심사와 부동산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자추위는 김 후보에 대해 "부동산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신탁사를 정상화하고, 책임준공형 사업장 등의 이슈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재"라고 평가했다.
대기업심사와 영업 경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도 김 후보의 추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금시장 경험' 김건호 에프앤아이 대표 후보
김건호 우리금융에프앤아이 후보자는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 이후 글로벌투자지원센터장, 지주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자금시장·해외영업·시너지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경험을 통해, NPL시장에 조기 안착한 에프앤아이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도현 펀드서비스 대표 후보, 전략·재무·인사 '올라운더'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 추천된 유도현 후보자는 우리은행 비서실장, 런던지점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맡아 전략·재무·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자추위는 유 후보가 펀드서비스의 사무관리역량을 강화해 대형 자산운용사로부터 신규 사무관리를 유치하고, 기관·리츠 마케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쇄신' 노력 보였지만···여전히 내부 출신 일색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외부에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전문성과 혁신성, 영업력을 갖춘 CEO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지난 지주·은행 임원인사에 이어 자회사 CEO 후보 추천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의 설명대로 임기 만료 CEO 전원이 교체됐고 우리카드의 경우 최초로 외부 인사인 진성원 후보가 추천 됐지만, 일각에서는 '반쪽 짜리 쇄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주·은행 내부 출신 인사를 계열사 사장에 선임하는 관행이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내부 출신 인사 관행이 지적받은 것은 CEO의 전문성 부족으로 계열사들이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진 후보를 제외하고 계열사의 업무를 통달하고 있는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계 전문가가 아닌 CEO가 취임할 경우 업무 전반을 파악하고 중점 사업을 선택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되고, 극적인 실적 개선과는 멀어진다"며 "많은 오너 기업들이 전문경영인을 세우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우리금융캐피탈 등의 계열사 신임 대표가 임기 동안 얼마나 성과를 내는 가에 따라 우리금융의 쇄신 인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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