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당시에도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간 이익 규모 차이는 80배에 달할 정도로 비교 불가능했지만,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모은 회의에서 삼성중공업을 치켜세울 정도로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였다.
반백년 세월은 순탄치 않았다. 2010년대 후반 또다시 최악의 조선업 사이클로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한번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옛 명성 회복에 나섰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조가지수는 189.64포인트(p)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퍼센트포인트(%p) 올랐으며, 2020년 10월 대비 51%p 상승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던 2008년 9월 신조선가 지수 191.58p에도 근접한 수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삼성중공업의 주종목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는 그간 석유와 가스 등 전통 에너지원 중심의 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친환경 에너지원을 우선시하는 바이든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 정부는 올 초 LNG 수출이 에너지 비용과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토한다며 신규 LNG 수출 터미널 승인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트럼프 집권 시 LNG 수출 터미널에 대한 승인 등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241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77척을 기록했다. 이중 한국은 62만CGT(11척)를, 중국은 158CGT(60척)를 수주했다. 다만 척당 환산톤수의 경우 한국은 5만6000CGT, 중국은 2만6000CGT로 한국이 중국 대비 2.2배 컸다. 이는 한국이 고부가 대형선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과 LNG 운반선이나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 특화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수주액인 97억 달러(약 13조5228억원)의 62%를 달성한 상태다. 현재 총 29척을 수주했으며 금액은 약 60억 달러(약 8조3658억원)에 달한다. LNG 운반선이 22척으로 가장 많다. 이어 수에즈막스(S-MAX)급 유조선 4척과 VLAC 2척, 셔틀탱커 1척이다.
최성안 대표는 지난달 100년 기업으로 도약을 다짐하며 "외부 변화에 흔들림 없는 기업으로 가기 위해 혁신을 주도해야 하며, 스마트 제조와 소프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스마트십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통해 육상에서 선박 관제와 모니터링, 원격 지원이 가능하다. 원격제어와 자율운항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2022년 자율운항보조시스템을 상용화했으며,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남중국해 자율운항 해상 실증에 성공했다. 오는 2030년까지 무인 자동화 및 자율운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연료 추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에버그린 17K급 메탄올 컨테이너선에 대해선 16척 수주를 완료한 상태다. 암모니아 추진 기술은 확보 중이며, 덴마크 시보그(Seaborg)사와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선박 엔진의 열에너지를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인 폐열 회수 시스템은 174K급 LNG 운반선 추진 엔진에 적용한 바 있으며, 현재 적용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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