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사업 중장기 전략 및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내 백화점 성장률은 5% 이하로 저성장시대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지난해 베트남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와 잠실 ‘롯데월드몰’의 성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웨스트레이크가 안됐으면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다행히 잘 돼서 쇼핑몰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월드몰은 롯데백화점이 2021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후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다. 또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약 4개월 만에 매출액 1000억을 돌파했고, 올 연말에는 연매출 3000억 원 달성도 점쳐진다. 경쟁사인 이온몰과 롱비엔 연매출이 1000억 원을 겨우 넘는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롯데백화점이 새롭게 선보이는 ‘타임빌라스’는 의왕 아울렛에 쓰였던 이름이다. 시간을 의미하는 ‘Time’에 별장을 뜻하는 ‘Villas’를 더해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았는데, 새로운 쇼핑몰의 브랜드로 삼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의 강점으로 그룹이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유니클로, 자라, 무지, 바샤커피 등은 물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와 호텔이라는 숙박요소, 업무시설, 아트갤러리까지 그룹 내 종합적인 콘텐츠를 잘 보유하고 있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약 10년 전 백화점,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한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의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하고,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 콘텐츠(호텔, 건설, 물산, 월드, 유니클로 등)와의 연계도 면밀히 검토하며 쇼핑몰 사업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타임빌라스는 기존 쇼핑몰의 틀을 깨고 외관부터 확 바꾼다. 동일한 디자인의 인테리어 대신 건축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다. 현재 송도는 미국의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와 진행해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고, 대구 수성은 더현대서울 초기 디자인을 한 영국의 LDA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은 영국의 노만 포스터(NOMAN FOSTER)와 함께 진행하며 현재 디자인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24일 오픈하는 수원 타임빌라스는 롯데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다. 정 대표는 “경쟁사들은 2030년까지 대형 쇼핑몰 오픈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2030년까지가 쇼핑몰을 확장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신규 오픈 11개 점포와 수지와 은평에 있는 롯데몰을 향후 타임빌라스로 전환 운영해 총 13개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롯데그룹의 재무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만큼 향후 7조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 대표는 “재무적인 현황을 고려하고,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을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백화점이 보유한 자금과 매년 만들어 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계산해 그 범위 내에서 외부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2030년까지 국내 쇼핑몰의 수를 13개로 늘리고, 이를 통해 매출 6조6000억 원 달성이라는 미래형 쇼핑몰 사업 비전을 세웠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의 쇼핑몰 매출 구성비를 현재 1%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도 과반 이상을 달성해 쇼핑몰 1위 리테일러를 올라서겠다는 다짐이다.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타임빌라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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