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2일 주당 83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를 노리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은 최대 3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고려아연이 2조6600억원, 백기사로 나선 베인캐피탈이 4300억원을 부담한다.
고려아연은 자금확보를 위해 2조1600억원을 단기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연휴 기간을 활용해 시간차 공격을 가하는 MBK의 전략에 고금리를 감수하고 자금을 끌어오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자기자금으로 500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엔 지난달 발행한 총 4000억원의 기업어음(CP)이 포함된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아연의 CP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MBK·영풍은 최대 2조5100억원을 투입한다. MBK도 1조9600억원 가량을 차입으로 조달했다. 우선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800억원을 5.7% 고정금리에 9개월간 빌렸다. 영풍이 단기차입으로 마련한 2700억원도 MBK를 통해 공개매수에 투입된다. 이자 5.7%에 대여기간은 9개월이다. MBK가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은 8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MBK가 똑같이 83만원에 사들이겠다고 베팅했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MBK가 유리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MBK의 공개매수 종료가 오는 14일로 고려아연 23일보다 빠르다. 이에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고려아연이 이사회를 소집한 것도 가격 상향 등과 관련한 논의를 위한 자리로 추측된다.
양측이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도 투자자들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두고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한 법원의 심문이 18일 열린다.
고려아연도 정부에 자사가 보유한 전구체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해외로부터 투자 받거나 매각할 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가더라도 향후 출구전략을 짜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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