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09.23(월)

홍콩ELS 악재 딛고 호실적 이끈 ‘이재근 국민은행장’, 3연임 성공할까 [KB금융 CEO 인선 레이스]

기사입력 : 2024-09-23 06: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ad

2022년 행장 취임 후 지난해 첫 연임 성공

홍콩ELS 악재 딛고 호실적 이끈 ‘이재근 국민은행장’, 3연임 성공할까 [KB금융 CEO 인선 레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KB금융그룹이 이재근닫기이재근광고보고 기사보기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승계 절차에 들어간다. 그 중 올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근 은행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주 금요일(27일) 회의를 열고 금년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한다.

KB금융 대추위는 금융감독원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각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한 뒤 올 1분기 각 은행으로부터 이행계획을 제출받은 바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KB금융그룹의 11개 계열사 중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데이타시스템 대표들의 승계 준비가 시작된다. 대추위는 계열사 대표 후보군을 선정 후 개별 후보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러 계열사 대표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이재근 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집중돼 있다. 이 행장은 1966년생으로 ‘최연소 행장’이라는 타이틀이 있다.

그는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 후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과·카이스트 금융공학 MBA 등을 취득했다. KB금융지주에서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CFO) 상무 등을 지낸 뒤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이사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 행장 선임 당시 KB금융 대추위는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우위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 행장 후보는 국민은행의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도약과 글로벌 비즈 부문의 양적·질적 성장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변화혁신 역량과 실행력을 겸비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취임 후 이 행장은 매해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순이익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수학과, KAIST 금융공학 대학원 등 이공계를 전공한 그는 숫자에 능한 만큼 이같은 능력을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장 취임 후 실적 상승 드라이브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2년 전년보다 15.6% 늘어난 2조 99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어 2023년엔 3조 2615억원의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 확대 기조를 유지해 이자이익을 올리는 전략을 꾸준히 펼친 결과다.

전략을 바탕으로 이자이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고객 보상 비용이 반영되면서 올해 실적은 주춤했다.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0% 줄어든 1조 505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 감소는 H지수 ELS 손실 관련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전입하면서 영업외손실이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국민은행의 영업외손실은 작년 1분기 669억원에서 올 상반기 8544억원으로 뛰었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H지수 ELS 최대 판매사다.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은행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국민은행은 1분기 ELS 손실 보상 충당부채로 6340억원을 전입했고 이 중 880억원은 2분기 환입됐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영업이익은 5조35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줄었다. 수수료이익이 줄었지만 대출 자산 확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늘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을 줄였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5조132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다. 대출자산이 견조하게 늘었고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된 영향이다.

상반기 은행 NIM은 1.85%로 저원가성 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 비용률 축소와 운용자산 수익률 제고 노력에 힘입어 1년 전보다 0.03%p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점진적인 NIM 하락이 예상되지만 연간 기준 지난해(1.83%)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민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CFO)은 “하반기 NIM은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은행 간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만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있고 핵심 예금 성장 등을 통해서 NIM 하락 폭은 연초 예상보다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연간 은행 NIM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NIM 방어를 위해 핵심 예금 성장과 개인예금 비중 확대, 만기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운용 측면에서도 시장 금리 전망 및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금리 민감도를 탄력적으로 관리하고 영업 환경을 고려해 정교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적정 마진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위기는 곧 기회'...홍콩ELS 악재 딛고 호실적 이끌어
이재근 행장은 홍콩ELS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ELS 판매가 가장 많은 은행이 국민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순이익 1조1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의 홍콩ELS 손실 관련 비용을 텉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는 충당부채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186.6% 늘었다. 이를 토대로 이 행장이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앞서 이 행장은 지난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도 구축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5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7%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외에도 이 행장은 국민은행의 디지털·IT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 행장은 취임 전부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금융 사업에 눈길을 돌렸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예컨대 시중은행의 슈퍼앱 중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제치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KB스타뱅킹의 MAU가 1240만명을 돌파하며 디지털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과 KB스타뱅킹의 연계를 강화하며 비금융의 서비스의 질도 높이고 있다.

변화의 바람 속 3연임 성공할까?
이재근 행장은 윤종규닫기윤종규광고보고 기사보기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인사’다. 따라서 양종희닫기양종희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의 입장이 변수다. 당시 양 회장 KB금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인사를 놓고 ‘유임’을 결정했다. 안정에 중심을 맞춘 것이다.

이 행장은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시중은행 부문 1위에 오르며 은행권 최초로 총 17회, 연속 9회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고객 중심’ 및 ‘혁신 주도’를 핵심가치로 하여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로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고 모든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 온 결과이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고객과 항상 함께하고,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No.1 금융플랫폼’을 위해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 채널’을 완성하여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위해 미래 금융의 First Mover로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그룹의 경영 방향이 은행 안에 잘 스며들어 정착됨과 동시에, 성공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기틀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올해 은행 경영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고객이 KB 안에 머무는 매 순간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영업과 전문 상담을 통해 최상의 고객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이 행장은 ‘고객 중심’ 가치를 기반으로 대면과 비대면 모든 채널에서 혁신을 추진하여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대면 및 비대면 채널 상호 간 ‘심리스(Seamless)한 결합’의 완성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저녁 6시까지 영업하는 ‘여섯시 은행’ KB 9To6 Bank를 전국 82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초 시행 1주년을 맞아 실제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KB 9To6 Bank 지속 운영 필요성에 응답자의 97%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 행장은 비대면 채널에서 1500만 MAU 앱 ‘KB스타뱅킹’의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와 함께 고객센터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6월 신개념 영업 채널인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 이용으로 고객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대면 채널 수준의 상담은 물론 상품 가입도 가능해졌다. 서비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일반 영업점 업무시간보다 길게 운영하여 접근성도 높아졌다.

이번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로 특히 자산관리·대출상담 등 대면 상담 니즈가 높은 금융 서비스에서 고객의 이용 편의를 한층 더 강화하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영업점과 KB스타뱅킹, 고객센터 각 채널을 더욱 고도화하는 동시에 세 개의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옴니 채널’을 완성하여 24시간 365일 ‘끊김 없는(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이 행장은 기관 영업에도 진심이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 은행·환전소 운영사업 중 가장 접근성이 좋고 선호도가 높은 제1사업권을 따냈다. 인천국제공항지점은 올해 1월 8일 개점하여 24시간 연중무휴 환전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각 터미널에 1개씩 총 2개의 영업점과 환전소 6곳이 영업을 시작했고, 앞으로 5개 환전소 및 스마트뱅킹존 등이 순차적으로 더 개점한다.

아울러 글로벌 부문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상업은행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통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하고 같은 해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최종승인을 받아 ‘KB프라삭은행’을 출범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이익규모 2위, 자산규모 4위 수준이다. 이번 라이선스 격상 및 통합 최종승인을 통해 기존 소매금융만 가능했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프라를 기업금융 등 법인고객 대상으로 확대해 영업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또한 캄보디아 내 No.1 상업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 영업기반인 지방지역과 새로운 타겟인 도시지역을 금융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는 농어민 소액대출, 소상공인지원 대출, 중산층 주택대출과 같은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진출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모범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24시간 대응 가능한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지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여 동남아지역 다른 해외지점에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아시아 심사센터를 이전하여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활발한 CIB 업무 등을 수행한 결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ELS 사태를 잘 해결했고, 이에 따른 실적도 나름대로 거양했기 때문에 양 회장 입장에서는 유임을 통해 안정화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홍지인 기자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