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14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인선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모범 관행에 따라 강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3개월 전에 절차를 개시했다. 지난 2022년 11월 취임한 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17일까지다.
이 중 3분의 2인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최종 행장 후보로 선정된다. 수협은행장의 임기는 2년이다. 수협은행은 지난 2020년 9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행장 임기를 3년에서 ‘2년 임기에 연임 가능’으로 변경했다.
수협은행장은 2001년 이후 민간과 관료 출신이 번갈아 맡아왔다. 2020년에는 김진균닫기김진균기사 모아보기 전 행장이 수협은행 첫 내부 출신 행장으로 선임됐다. 김 전 행장의 선임에는 내부 출신을 원하는 임준택 당시 수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오금동지점장, 서초동지점장,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지역금융본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2016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2018년 3월부터는 부대표(상무)를 맡았다.
강 행장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 영업통’으로 꼽힌다. 특유의 친화력을 무기로 영업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강 행장은 수협은행 첫 여성 지점장, 여성 부장 타이틀에 이어 2013년 수협은행 최초로 여성 본부장(부행장)에 오르면서 1962년 수협 설립 이래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깼다. 수협중앙회 첫 여성 등기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40년 넘게 수협에 몸담아 온 강 행장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점, 중앙회와의 탄탄한 연결고리 등을 강점으로 수협은행 4대 행장에 올랐다.
강 행장의 취임 후 재무 성과는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협은행은 강 행장 임기 첫해인 지난해 세전순이익 3035억원을 거두며 창립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의 총자산은 2022년 51조6527억원에서 2023년 56조2363억원으로 8.9% 늘었다. 세후순이익은 2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뛰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세전순이익 1857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목표인 33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영업력 강화와 비이자 사업 활성화가 꼽힌다. 강 행장은 지난해 초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은행 예수금을 늘리고 거래처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높였다. 비이자 부문에선 상품 다양화와 비대면 판매 활성화, 성과 평가 강화, 관련 부서의 적극적인 영업활동 지원 등을 추진했다.
실제로 수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80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852억원으로 82.8% 뛰었다.
수익성 지표도 우상향했다. 수협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1년 5.81%에서 2022년 6.31%로 상승했다. ROA(총자산수익률)도 0.41%에서 0.44%로 올랐다.
강 행장은 올해도 비이자이익을 은행 수익 창출 주안점으로 두고 외환, 카드, 방카슈랑스, 자산운용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강 행장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M&A 추진 측면에서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걸림돌로 꼽힌다. 강 행장은 취임 후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 자회사 인수를 추진한 뒤 중앙회와 함께 금융지주 전환을 본격화하고 자회사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금융 불확실성과 자본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조급한 M&A보다는 안정적 성장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강 행장이 연임해 수익 개선을 지속하면서 비은행 M&A 전략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 수협은행장 중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도 변수다. 수협은행이 2016년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출범한 후 연임한 은행장은 전문하다. 분리 이전인 2007년에는 장병구 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부 부행장이나 외부 인사 등이 행장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차기 행장 경쟁자로는 박양수 수협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이 거론된다.
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이후 강남기업금융본부 RM 지점장, 전남지역금융본부장, 서부광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수협은행장 선임은 수협중앙회와 정부 측의 이견으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각 진영이 원하는 인물이 누가될지가 인선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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