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만료된다. 한국금융신문은 각 은행의 경영승계 현황을 알아보고 CEO 성과 및 연임 전망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올해 12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을 위해 각 은행은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오는 9월부터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28일 한국금융신문이 5대 은행 경영승계 내부규정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등에 따른 경영승계 절차는 각 지주 계열사(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담당한다. 은행장 경영승계에 관한 세부 사항은 지주 대추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은행 경영승계를 총괄한다.
지주 대추위에서 은행장 후보군을 심의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각 은행의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기준 적합여부 등을 심사해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추천된 후보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기는 은행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은행장 임기만료 전 승계절차 개시 후 후보추천을 완료해야 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부터 승계절차를 개시한다. 우리은행은 은행장 임기 만료 1개월 전 승계절차를 개시해 후보추천을 마무리한다.
농협은행의 경우 은행장 임기 만료 40일 전 승계절차를 개시해 40일 내로 최종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승계절차 개시 시기를 규정에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통상 은행장 임기 만료 2~3개월 전부터 승계절차에 돌입해왔다.
올해는 5대 은행 모두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반영해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승계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한 뒤 올 1분기 각 은행으로부터 이행계획을 제출받았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르면 모든 은행은 현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지난 12일 18개 은행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제출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일부 항목은 이행 시기가 너무 늦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보완해 나가야 할 사항이 많다”며 “CEO,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모범관행에 따라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 절차와 이사회 구성·평가 등에 관한 기준을 조기에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5대 은행은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오는 9월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의 CEO 모두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감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반영해 9월부터 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추후 경영승계 관련 내부규정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대 은행장 가운데 지난 2022년 취임한 후 1년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은행장 4명은 모두 초임이다. 대부분 은행은 통상 신임 2년 임기 뒤 1년 단위로 연장하는 '2+1' 임기를 부여해왔지만 올해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연임을 둘러싼 공통적인 이슈는 내부통제가 있다. 주요 은행에서는 올해 상반기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횡령·배임 사고 등 각종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5대 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H지수 ELS와 관련해 지난 4월부터 자율 배상 절차를 밟았다. 올 1분기 ELS 배상 금액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 규모는 국민은행 8620억원, 농협은행 3416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등이다.
은행장 연임 여부가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ELS 손실 리스크가 가장 큰 은행이었다.
ELS 판매 규모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올 1분기 ELS 손실 관련 고객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전입하면서 상반기 영업외손실이 큰 폭 늘었다. 이에 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감소했다.
다만 2분기 순이익(1조1164억원으로) 놓고 보면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86.6% 급증했다. 1분기 ELS 손실 관련 비용을 털어낸 데다 이재근 행장 취임 후 국민은행이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온 성과 등을 고려하면 추가 1년 임기를 부여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각 은행장은 하반기 내부통제 강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다.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은 이달 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기본에 더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고객의 신뢰"라며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거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직원들이 내부통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5일 내부통제 라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가짐과 책임감”이라며 “은행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신뢰와 영업력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횡령 사고 관련 준법감시인을 교체하고 전·현직 결재 라인, 소관 영업본부장, 내부통제 지점장 등을 후선배치하며 인사상 책임을 물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역시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고 (금융사고) 근절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며 내부통제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