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상장사·비상장사간 합병 시 합병가액 산정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비상장사(SK E&S)의 경우 자산가치(1배)+수익가치(1.5배)의 산술평균으로 합병가액을 낸다. 상장사(SK이노베이션)은 원칙상 최근 1일~1개월 종가 등을 평균계산한 기준주가로 몸값을 매긴다. 단 기준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을 경우 자산가치로 합병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
SK E&S는 고평가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저평가된 기업이다. SK E&S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은 매출과 자산 규모가 7배에 달하지만 최근 이익 규모는 비슷하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은 업황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로 코스피 기업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비율은 1대2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경우 지분가치가 희석될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 반발이 예상된다. 회사는 합병을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거나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주가 부양 등으로 불만을 달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 목적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하반기에도 전기차 업황 반등은 불확실하다. 대규모 배터리 신증설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프리IPO, 최사채 발행 등으로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왔으나 차입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급기야 지난달말 영구채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SK E&S가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합쳐진다면 SK온에 대한 지원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
물론 SK온의 자금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자체적인 수익성 창출 능력 확보도 필요하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SK온 합병안을 추진했으나 이해관계자 반발 등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등과 합병안도 거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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