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SK그룹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행사 중 하나인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룹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한 ’조직 슬림화‘와 AI, 반도체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금 확보가 주요 쟁점이였다. 여전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방만한 그룹사 확대 정책으로 인한 위기감이 대두된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1년 출번 이후 SK쉴더스(현 쉴더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핵심 계열사들의 IPO 실패와 미래를 보고 투자했던 유망 기업들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핵심 자회사들도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SK스퀘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3개의 종속회사 중 18개 회사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순손실 규모는 11번가 1313억원, 콘텐츠웨이브 1053억원, 티맵모빌리티 371억원, 원스토어 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코빗(가상자산, 순손실 226억원), 온마인드(가상인간, 29억원), 그린랩스(애그테크, 518억원)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를 단행했던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성하 대표 후임으로는 SK텔레콤 CSO(최고전략책임자) 출신의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SK스퀘어에 따르면 이사회 날짜는 물론 후임 대표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SK스퀘어는 포트폴리오 개편과 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회사 엑시트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쉴더스 다음으로 매각에 나섰던 11번가는 아직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적자만 3747억원에 이르는 등 만성 적자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때문이다. 최근 SK스퀘어는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 지분 18.18%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까지 포기했다.
또한 차기 유력 IPO 주자로 손꼽히던 OTT ‘웨이브’도 티빙과 합병을 추진 중이지만 주주관계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IPO를 추진했던 티맵모빌리티의 향방도 아직 안갯속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향후 기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대해 “아직 정확한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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