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 SK㈜를 '밸류업' 수혜주로 볼 수 있을까. 현재 주가를 보면 시장 판단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 문제들도 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주요 그룹 지주사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한화(준수율 47%)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포스코홀딩스(100%), 삼성물산(87%), 현대모비스(80%), ㈜LG(73%), 롯데지주(73%), GS(73%), HD현대(67%) 등 10대 그룹 대부분 SK보다 높은 준수율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은 3년 뒤 핵심지표 준수율 80% 이상을 달성하고, 보고서에 미준수 사유와 중장기 목표 등을 제시하길 권장했다.
SK㈜가 지키지 못한 핵심지표는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집중투표제, 임원 선임 규정, 내부감사부서 등이다. 주주 편익과 관련한 앞 두 가지를 제외하면 대주주를 견제할 규정이나 정책이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그렇다면 ‘밸류업’을 위한 재무지표 부문은 어떨까. SK㈜는 0.5배 수준에 불과한 PBR(주가순자산비율)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2019년 19%에 그쳤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지난해 76%까지 높였다. 2022~2025년 계획된 시총 1%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약속을 매년 1000억~2000억원 규모로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SK㈜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규모(25%)에 비해 소각하는 양이 부족해 주가 부양 효과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사주 보유량이 너무 많다고 지적되는 삼성화재(15.9%), 삼성물산(12.7%), 네이버(8.4%) 등과 비교해도 높다. 최태원 회장(17.7%)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25.9%)과 맞먹는 규모다.
SK㈜는 지난 2003~2004년 미국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자사주 비중을 높였다. 자사주는 지분율이 낮은 대주주 경영권 방어 용도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자체는 의결권이 없지만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우호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
최근 최 회장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로 해당 자사주 활용을 통한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는 쑥 들어갔다. 경영권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사주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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