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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60점 SK, ‘밸류업 기회’ 찾을까?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기사입력 : 202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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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지주사 중 한화 다음으로 낮아
자사주 과다한다 활용성 기대도 힘들어

지배구조 60점 SK, ‘밸류업 기회’ 찾을까?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투명한 기업경영은 건강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를 제시하고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주주를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지, 최고경영자(CEO)는 공정하게 선출하고 있는지 등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본지는 주요 상장사를 대상으로 잘 지키고 있는 기업, 그리고 지키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뭔지 소개한다. <편집자 주>

SK그룹 지주사 SK㈜를 '밸류업' 수혜주로 볼 수 있을까. 현재 주가를 보면 시장 판단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 문제들도 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SK㈜가 지난 5월 31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스템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가지 가운데 9가지(준수율 60%)를 지켰다.

이는 주요 그룹 지주사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한화(준수율 47%)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포스코홀딩스(100%), 삼성물산(87%), 현대모비스(80%), ㈜LG(73%), 롯데지주(73%), GS(73%), HD현대(67%) 등 10대 그룹 대부분 SK보다 높은 준수율을 보이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는 2019년 처음 도입됐다. 특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비재무지표로 활용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리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등은 3년 뒤 핵심지표 준수율 80% 이상을 달성하고, 보고서에 미준수 사유와 중장기 목표 등을 제시하길 권장했다.

SK㈜가 지키지 못한 핵심지표는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집중투표제, 임원 선임 규정, 내부감사부서 등이다. 주주 편익과 관련한 앞 두 가지를 제외하면 대주주를 견제할 규정이나 정책이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SK㈜가 준수하고 있는 ‘사외이사 의장’ 항목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SK㈜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다. 염 총장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 신일고, 고려대 선배로 두 사람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밸류업’을 위한 재무지표 부문은 어떨까. SK㈜는 0.5배 수준에 불과한 PBR(주가순자산비율)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2019년 19%에 그쳤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지난해 76%까지 높였다. 2022~2025년 계획된 시총 1%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약속을 매년 1000억~2000억원 규모로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SK㈜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규모(25%)에 비해 소각하는 양이 부족해 주가 부양 효과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사주 보유량이 너무 많다고 지적되는 삼성화재(15.9%), 삼성물산(12.7%), 네이버(8.4%) 등과 비교해도 높다. 최태원 회장(17.7%)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25.9%)과 맞먹는 규모다.

SK㈜는 지난 2003~2004년 미국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자사주 비중을 높였다. 자사주는 지분율이 낮은 대주주 경영권 방어 용도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자체는 의결권이 없지만 지분 맞교환 등을 통해 우호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

최근 최 회장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로 해당 자사주 활용을 통한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는 쑥 들어갔다. 경영권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사주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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