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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ETF 3위 ‘선택과 집중’으로 지킨다

기사입력 : 202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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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ETF 리브랜딩 예정…상품 차별성 강화
연초 조직 개편 단행…내·외부 인재 영입 총력

▲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운용 보수를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고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등 자산운용사 간 ETF 시장 혈전 속에서 점유율 확보를 통한 3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하반기부터 ETF 리브랜딩에 나선다. 아직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ETF 리브랜딩 관련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한 후 지난 3월에는 업체 선정까지 마친 상태다.

앞서,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닫기조재민기사 모아보기)이 ‘SMART’에서 ‘SOL’로,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이 ‘KINDEX’에서 ‘ACE’로, 하나자산운용(대표 김태우)이 ‘KTOP’에서 ‘1Q’로 리브랜딩을 단행한 바 있다. 실제, 이들은 리브랜딩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성과를 거뒀다. KB자산운용도 하반기 리브랜딩에 나섬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KB자산운용은 치열해진 ETF 경쟁 속에서 업계 3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갖은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 김영성 대표가 취임한 후 KB운용은 ETF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부터 나섰다. 기존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본부 산하에 ▲마케팅실 ▲운용실 ▲상품실 등으로 세분화해 재편했다. 본부장은 김영성 대표가 직접 영입한 김찬영 전 한투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이 맡았다. 지난 5월부터는 노아름 전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기현) ETF운용팀장이 KB운용 ETF운용실장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본부를 이끌던 본부장들을 포함한 ETF 운용 인력들이 대거 이탈했다. 이에 상품 운용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KB자산운용은 신규 인력 충원을 위해서 내·외부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현재 ETF사업본부 인력은 약 30명까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전자공시서비스의 펀드매니저공시에서도 KB운용의 펀드매니저 수는 68명으로 지난해 말(69명)과 동일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에게 KB자산운용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렸다. KB운용은 지난 1분기 광고선전비로 5억5455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2억7474만원)보다 101.85%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KB자산운용은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ETF 상품의 차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KB자산운용이 점유율 부진을 겪는 까닭으로 상품 차별성의 부재를 꼽았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올해 ▲KBSTAR 글로벌리얼티인컴 ETF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 TOP10 ETF ▲KBSTAR 글로벌비만산업 TOP2+ ETF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ETF ▲KBSTAR CD금리액티브 ETF ▲KBSTAR KOFR금리액티브 ETF ▲KBSTAR 국고채10년액티브 ETF ▲KBSTAR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 등 8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KBSTAR 버크셔포트폴리오 TOP10 ETF’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품이 기존 시장에 나온 ETF와 비슷하다.

또한 KB자산운용이 기존에 운용 중인 전체 상품군 중 국내 주식형 ETF에 편향된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12일 기준 KB자산운용의 전체 122개 상품 중 국내 주식형 ETF는 44개에 달했다. 반면 해외주식형 ETF는 23개로 국내 주식형 상품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KB자산운용은 리브랜딩의 연장선상으로 오는 26일 50억원 미만의 ‘좀비 ETF’ 14종을 대규모로 상장 폐지하는 강수를 뒀다. 국내 ETF 시장에 너무 많은 상품이 출시되면서 발생가능한 투자자의 혼동을 줄이고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워서 사실상 방치된 소규모 ETF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KB자산운용만의 강점을 살려 상품 라인업에 차별성을 두고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며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해외주식형 상품군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KB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된 배경은 업계 4·5위 운용사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47조823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월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후 급성장을 거듭해 15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운용사별 ETF 시장 점유율을 살피면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과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준용)이 각각 38.76%, 36.6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뒤를 KB자산운용(7.69%), 한국투자신탁운용(6.27%), 신한자산운용(2.91%) 등이 잇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최근 1년 동안 한투운용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4.6%에 불과했지만 1.67%포인트(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3%p나 하락했다. 3위인 KB자산운용과의 격차는 4%대에서 1%대까지 좁혀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ETF 시장 점유율이 정체됐던 것은 사실이다”며 “KB자산운용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연초부터 조직 개편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향후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잘했던 부분은 그대로 유지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한신 한국금융신문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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