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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겨냥 증권사, ‘퇴직연금 실물이전’ 준비 박차 [연금통신]

기사입력 : 2024-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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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제도시행 전산구축 한창
ETF·채권 등 투자 수요 흡수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퇴직연금 현물(실물)이전 제도가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증권업계는 전산 시스템 구축 정비가 한창이다.

계좌 이동 때 투자 상품을 팔지 않고 그대로 옮길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증권, 은행, 보험 등 사업자 간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현재 상위 사업자인 은행으로부터 '머니 무브(money move)'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 라인업에서 증권사만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연금계좌를 통한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수요 확대 추세에서 IRP(개인형퇴직연금) 시장이 특히 최대 접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지 안하고 바꾼다…실물이전 TF 가동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자인 증권사들은 실물이전 제도 도입을 앞두고 시스템 개발 및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오는 10월 중 본격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및 관계기관, 사업자로 구성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TF(태스크포스)가 가동 중이다.

실물이전이 시행되면, 가입자는 퇴직연금 즉,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 내 펀드 등과 같은 금융상품을 해지하지 않고도 사업자인 금융사만 바꿀 수 있다.

증권사는 실물이전 제도 시행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고용부·금감원의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퇴직연금 운용 관리사업자는 총 46개사로, 이 중 금투 계열은 15곳이다.

증권 적립금·점유율 상위사 위주로 살펴보면, 1위인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닫기김미섭기사 모아보기, 허선호)의 경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TF에서 실무지침, 표준전문 등 결과물을 도출하면 오는 10월 오픈할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역시 퇴직연금 상위 사업자인 현대차증권(대표 배형근)도 "올해 3월에 실물이전 추진 관련 TFT를 구성해 오는 8월까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 시행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대표 박종문)도 "현재 실물이전 관련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정에 맞춰 오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닫기윤병운기사 모아보기)의 경우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에 맞춰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이 외에도 ▲상품 경쟁력 확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 자산관리 솔루션 강화 ▲통합연금자산, 연금준비진단, 연금상품PICK(픽) 등 모바일 솔루션 구축 ▲퇴직연금 고객관리 체계 정비 ▲NH 퇴직연금 스쿨(school)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KB증권(대표 이홍구,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도 "현재 퇴직연금 시스템 개발을 위한 TFT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물이전 또한 주요 과제로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도 "10월 시행에 발 맞춰 퇴직연금 사업자 간 이전 처리 때 예금, 수익증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 보유 중인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이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은 “퇴직연금 현물이전 도입을 대비하여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현재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도 "현재 퇴직연금 실물이전에 필요한 전산을 개발 중이다"며 "또 실물이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상품들을 추가로 라인업하는 것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기대하는 증권업계…개인형IRP 공략
고용부,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2조4000억원이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DB(확정급여)형이 205조300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DC형 및 기업형IRP는 101조4000억원, 개인형 IRP는 75조6000억원 순이다. 반면, 적립금 증가율에서는 개인형 IRP가 선두였다. 2023년 증가율에서 IRP는 전년 말 대비 18조원(31.2%) 늘었다. IRP의 경우, 세제혜택 확대, 퇴직급여 IRP 이전 등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금융권역 운용관리 기관 기준으로 보면, 은행이 198조원으로 절반 이상(51.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우세하다. 금융투자(22.7%)는 2위로 추격중이다. 특히, 금투권역의 적립금 증가율은 17.5%로 성장성이 부각됐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될 경우, 특히 개인형 IRP를 주목하고 있다. 가입이 자유로운 만큼 주요 공략 대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내 ETF 보유고객이 증가하고 있어서 은행 등 실시간 거래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이 증권사로 현물이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실물이전 제도가 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을 촉진해서 가입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ETF, 채권 등 상품의 다양성과, 전산 인프라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을 계기로 타 사업자 퇴직연금 고객이 편리하게 이전해 올 수 있게 상품 라인업 확대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적은 수수료를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간 상품 이동이 가능하므로 수수료 비용이 낮은 사업자가 유리해진다”며 “추후 사업자의 수수료는 점점 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물론 제한적 요인도 있다. 예컨대, 이관회사와 수관회사 모두 이전 대상 상품을 취급해야 현물이전이 가능한 점 등은 제약이 될 수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업권 별로 특별히 유불리가 있기보다는, 각 사업자가 얼마나 다양한 상품과 편의성 높은 서비스를 연금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인자금 이동이 상시화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만기 이전에도 사업자 변경이 가능해지므로 법인 퇴직연금 자금이 수시로 이동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에 맞게 대비한 사업자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금투업계 관계자도 “현재 연말에 법인들의 자금이 만기되면서 30일이나 31일에 사업자 간 자금이동이 몰리고 스케줄이나, 전산 상 문제가 발생한 면이 있다”며 “실물이전이 시행되면 법인들의 만기자금 이동이 점차 앞당겨지며 월간 수시로 자금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물이전은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연금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가입자와 사용자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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