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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직접 합병'으로 증권업 진출…우리종금-포스증권 합친다 (종합)

기사입력 : 2024-05-03 18:00

(최종수정 2024-05-0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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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이사회, 합병 증권사 자회사 편입 결의
금융위 인가 거쳐 이르면 올 8월 통합 마무리
10년 만에 증권업 진출…“톱10 초대형 IB 목표”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가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업에 진출한다.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전략의 일환으로,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이후 약 10년 만에 증권사를 다시 보유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통합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및 디지털 리테일 역량을 기반으로 한 자체 성장과 유상증자, 추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10년 내 업계 상위 10위권 초대형 IB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우리종합금융의 100% 주주로서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에 동의함으로써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존속 법인인 한국포스증권을 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고 우리종합금융은 소멸되므로 지주의 자회사에서 제외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포스증권을 존속 법인으로 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양사는 합병에 대한 금융위원회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올 3분기 내 통합 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 부문 부사장은 “오는 7월 중에 감독당국에서 인가 승인이 날 경우 포스증권 주주총회와 지주에서 최종 합병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8월 중 통합 증권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합병 증권사 사명은 내부적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최우선 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은 그룹의 증권업 진출을 통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의 일환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영위는 지난 2014년 6월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증권업 진출의 지향점을 ‘IB+리테일(디지털)’로 설정하고 추진 전략을 모색해 왔다. 우리종금의 기업금융 기반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 기반이 합쳐지면 IB와 디지털에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국내 선도 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유리한 조합이라고 판단했다.

포스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같은 잠재 부실자산이 없고, IB 위주의 우리종금과 인력 및 사업 중복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합병 대상으로서 적합하다고 봤다. 이 부사장은 “포스증권의 온라인 리테일, 우리종금의 IB 역량 조합이 최적의 증권업 진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종금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그룹 전략에 따라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IB 사업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5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증권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지난달 말에는 본사를 여의도로 이전하며 증권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포스증권은 지난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온라인 펀드 전문 회사다. 40개 자산운용사와 한국증권금융·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 펀드평가사 4곳 등이 독립적인 펀드 판매 채널을 만들기 위해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핵심 서비스는 온라인 펀드 전용 쇼핑몰 ‘펀드슈퍼마켓’이다. 현재 3700개가 넘는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개인 고객 28만명, 고객 자금 6조5000억원 등의 리테일 기반을 보유 중이다. 최대 주주는 지분 51.7%를 보유한 한국증권금융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증권, 보험 M&A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강조하고 적극적인 증권사 인수 검토 계획을 밝혀왔다. 당초 우리금융이 설정한 증권 인수 후보는 자산관리(WM) 서비스 등 그룹 시너지에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보유한 중형급 이상 증권사였으나 이에 부합하는 증권사의 시장가치가 고평가되면서 가격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우리금융은 규모가 작은 증권사더라도 우리종금과 합병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포스증권의 자본 규모는 열위에 있지만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신탁업(IRP)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신규 라이선스 발급 없이 기존 종금사 업무와 합쳐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인수 후 합병이 아닌 직접 합병 방식으로 증권업에 진출한다. 자금 부담과 자본 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증권업 진출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포스증권이 존속 법인으로 우리종금을 흡수 합병한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이 존속 법인이어야 합병 후 증권업 영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에 대해 100% 완전 자회사화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합병 증권사 소수 주주 보유지분 매입 관련해서는 추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 통합 법인은 자기자본(1조2000억원) 기준 18위권의 중형 증권사로 자리 잡게 된다.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는 “예탁 자산은 우리종금이 4조원, 포스증권이 6조5000억원 수준으로, 합병 시 10조원 이상의 회사가 될 것”이라며 “고객 수도 종금 20만명, 포스증권 28만명 등 50만명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증권사는 중장기적으로 유상증자와 자체 성장, 증권사 추가 M&A 등을 통해 10년 내에 업계 상위 10권 초대형 IB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추가 M&A를 반드시 염두에 두고 있다기보다는 저희가 이번 진출을 계기로 해서 증권업을 영위하다가 향후 전략적 필요성이 있거나 적정한 매물이 있으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직접 합병'으로 증권업 진출…우리종금-포스증권 합친다 (종합)이미지 확대보기


통합 증권사는 IB와 디지털이 강력한 국내 선도 증권사로 위상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IB를 중심으로 리테일, S&T 등 단계적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초대형 IB로서 WM, IB, 트레이딩 등 각 부문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원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 앱과 지난해 말 출시한 그룹 온라인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 앱을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그룹 슈퍼 앱 ‘뉴원(New One)'과의 연계를 통해 리테일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남 대표는 “한 축이 IB고 한 축이 디지털 리테일”이라며 “초기 연도인 올해는 투자가 많이 이뤄질 것 같고 기본적인 체력을 비축해 통합 후 1년이 지나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가 제대로 나오는 증권사의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증권사는 우리은행의 기업 고객기반과 계열사 간 연계 영업 등을 바탕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출범 초기에는 주로 우리은행의 IB 및 기업금융 RM 조직 대상으로 기업 연계 영업을 추진하고 사업 성장에 따라 모든 계열사와 협업 체계를 빠르게 구축해 기업의 성장단계를 모두 커버하는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증권사가 출범하게 되면 WM뿐 아니라 IB 네트워크,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자산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IB의 경우 약 27조원의 국내외 자산 관련 거래 대부분을 외부 증권사 등과 해왔는데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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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증권사는 양사의 조직 단위 업무분장을 승계하되 기능 및 성격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조직은 통합·재편을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인력의 경우 향후 개별 임직원의 역량에 맞춰 최적의 포지션에 배치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총 인력은 우리종금 280명, 포스증권 100명 등을 합쳐 380명 수준이 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라이선스 추가 및 사업 확장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자본시장의 우수 인재들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남 대표는 “증권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이고 경쟁력 있는 인력과 경쟁력 있는 기업 문화가 결합되면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전에도 외부 전문가를 몇 분 모셨고 앞으로도 새로운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분들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합병 후 우리종금의 발행어음 업무 등 종금업은 겸영 기간이 주어질 경우 일정 기간 영위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감독당국의 인허가 사항이긴 하지만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일정 기간 종금업을 겸영할 계획”이라며 “업무 영역이나 발행어음 규모 등은 인허가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업 진출 차원에서 롯데손해보험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는 검토 대상”이라며 “롯데손보 인수의 경우 관심 있다는 정도의 의향서를 밝힌 상태이고, 실사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사에 대해 충분히 많은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본비율을 크게 저하시키는 M&A는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1차 관리 목표는 12% 수준이다. 이 부사장은 “회사의 재무, 비재무적 가치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적정 가치를 산정해 저희 범위 내에 들어온다면 다음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지만 지금 시장에서 나오는 아주 높은 수준의 무리한 인수라든지 오버 페이에 대한 부분은 전혀 계획이 없다”며 “CET1 소모가 거의 없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다소 축적된 여유를 가지고 보험사를 들여다볼 예정이지만 자본비율의 심각한 훼손이 초래되는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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