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까지 건설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면서 주총 결과를 기사로 썼다. 지난달 말, DL이앤씨 역시 기존 마창민 대표의 연임을 주총을 통해 확정지었기에 기자 역시 이를 토대로 기사를 송고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갑자기 아무 복선도 없이 주말 사이 마창민 대표의 사퇴가 발표됐다. 이미 종이신문은 판이 넘어간 상태라 수정이 불가능했기에 낭패를 봤다.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대형 건설사들에서도 이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방·중견건설사들의 상황은 오죽하랴. 올해 1~2월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6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51건)보다 33.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377건에서 426건으로 늘었다.
또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누적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는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건보다 3배 늘어난 것은 물론, 2019년 1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미분양 주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 2월 말 기준 6만 4874가구로 전월 대비 1.8% 늘었다. 같은 기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 1867가구로 전월보다 4.4% 증가했다. 건설사들이 분양경기 악화에 맞춰 분양물량을 크게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시그널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데 정부는 연신 ‘괜찮다’며 현실을 흐린 눈으로 보려 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지난 2일 취임 100일 기념 차담회에서 “"문제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건설 부동산 시장의 쇼크로 오지 않도록 잘 다스리며 관리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언론이 위기 상황을 좀 과장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들의 말대로 증권가에서 돌았던 ‘4월 건설사 연쇄 법정관리설’은 상황을 과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상황은 명백히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안일한 시야로 당장 4월 위기를 막는다고 해서 5월, 6월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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