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이 아닌, 경제적 약자를 포용하며 사회적 평등을 증진시키는 도구로 작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고 경제적 참여를 활성화하며, 사회적 연대와 상생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0월 30일 열린 금융의 날 행사에서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금융의 포용성"을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강조했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구호로는 불가능하다. 실행 가능한 전략과 효과적인 도구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핀테크는 이를 현실화할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과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상호 보완적이며,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통 금융기관은 신뢰와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오랜 경험과 견고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IT 기술을 활용한 핀테크는 기존 금융권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며, 금융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은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없앴다. 이는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운영시간과 관계없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만으로 결제와 송금을 가능하게 하며, 금융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
QR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은 소상공인들이 별도의 단말 장치 설치 없이도 스마트폰만으로 판매 대금의 결제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비용 절감을 넘어 매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을 촉진한다.
핀테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의 재무 상태에 맞는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한다. 대출 비교 서비스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합리적인 재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은행의 해외송금 시스템은 높은 비용과 느린 처리 속도로 불편함이 컸다. 핀테크는 이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대폭 낮추며 속도를 높였다.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등 다양한 사용자층은 이를 통해 더욱 원활하게 송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핀테크는 기존 신용평가 모델이 간과했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거래 내역, 소비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저신용자도 공정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기존 금융권에서 배제되었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를 더욱 포괄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권의 한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왜 금융 서비스는 이렇게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어야 하는가?", "왜 해외송금은 느리고 비싸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은 핀테크가 소비자 중심의 금융 혁신을 추진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핀테크는 단순한 기술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기존 금융 체계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하며, 누구나 공정한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핀테크가 기술 혁신을 넘어, 포용금융의 실현을 위한 핵심 주체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다.
여전히 금융계는 포용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핀테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규제가 합리적으로 조정된다면, 핀테크는 더욱 많은 이들에게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기회의 평등을 촉진할 것이다.
정부, 금융기관, 그리고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핀테크와 전통 금융은 경쟁자가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력 파트너이다. 기술적 혁신과 안정성을 결합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핀테크에 의한 포용금융의 구현은 기술 발전에만 달려 있지 않다. 이는 기술, 인간 중심의 가치,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핀테크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경제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중요한 동반자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금융이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정한 체계로 자리 잡을 때,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와 함께 새로운 경제적 활력이 창출될 것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한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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