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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최재원 배터리 ‘절치부심'

기사입력 : 202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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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대표는 “연봉 반납” 위기감
사업경쟁력 강화 위해 제품군 확장

▲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그룹 배터리 기업 SK온(대표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이석희)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업황 악화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올해는 기술력 승부를 통해 ‘흑자 전환’ 미션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SK온은 올해 설비 투자에만 약 7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신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해 지난해 말 88GWh 수준인 연간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220GWh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재무 부담이다. 지난해까지 목표로 달려왔던 ‘첫 분기 흑자 전환’엔 일단 실패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영업손실 규모가 5800억원이다. 직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절반으로 줄긴 했지만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AMPC(첨단제조 세액공제) 보조금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인 영향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온 미국 주요 파트너인 포드는 연초부터 주력 전기트럭 ‘F-150라이트닝’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SK온이 올해 1·2분기 각각 3000억~3500억원씩 대규모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전기차 업황이 회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손익분기점(BEP)을 겨우 넘길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엔 부족하다.

SK온이 집중하는 곳이자 대대적 보조금 정책 이후 수천억원대 이익을 안겨주는 ‘기회의 땅’ 미국 전기차·배터리 정책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내연기관 노동자 표심을 잡기 위해 ‘전기차 정책 후퇴’를 공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조 바이든 정부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기존 50%에서 31~44%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기차 전환을 우려하는 미국자동차노조(UAW)를 의식해 기존안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전환은 중국에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며 IRA 폐기를 내세우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설사 IRA가 폐기되더라도 중국 견제가 목적이라면 국내 기업 혜택을 보전하는 새로운 법안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도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 성향상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SK온 경영진도 위기경영을 강조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올초 SK온 수장으로 부임한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회사가 연간 흑자로 전환할 때까지 연봉 20%를 반납하겠다고 임원 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또 SK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만 임원 16명이 회사를 떠났다. 같은 기간 신규 선임되거나 전입 온 임원은 7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65명에 달하던 임원 규모는 54명으로 17%나 줄었다.

IPO(기업공개) 계획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은 SK온 상장 시점에 대해 “늦어도 2028년 이전엔 마무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2025년 이후 또는 2026년이라고 제시했던 것을 고려하면 예정 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 이후 상장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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