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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내이사 3인 체제' 중심 경영 보폭 넓힌다 [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기사입력 : 2024-03-06 06:00

(최종수정 2024-03-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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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행장·강성묵 대표 사내이사로…책임경영·내부통제 강화
경영승계 구도 구축…당국 주문 발맞춰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성장전략 드라이브…비은행 비중 확대

(왼쪽부터)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하나금융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하나금융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하면서 그룹 책임 경영과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고 나선다. 함 회장은 지배구조 안정성을 다지는 동시에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면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펼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이승열닫기이승열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장 겸 하나금융 부회장을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달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되면 이 행장과 강 대표는 계열사 CEO와 지주 사내이사를 겸직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자회사 중 자산규모를 고려해 은행과 증권사 CEO를 사내이사로 발탁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임기 2년의 하나금융 비상임이사로 선임됐으나 최근 중도 사임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은행 금융지주는 대부분 은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 또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비상임이사를 없애는 대신 사내이사 수를 늘렸다.

사내이사는 비상임이사와 달리 지주 내에서 직책이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조만간 지주에서 직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현재 그룹 손님가치부문 담당 임원(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 행장도 부문장 직책과 부회장 직급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행장과 강 대표가 사내이사로 합류하면 하나금융 사내이사는 함영주 회장 1명에서 총 3명으로 늘어난다. 하나금융 사내이사가 3명이 되는 것은 지난 2018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2016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는 당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김병호·함영주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사내이사 개편은 대내외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책임 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게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하나은행장과 하나증권 대표를 지주 경영에 참여하고 상법상 책임도 지는 등기이사(사내이사)로 배치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이 지난해까지 운영해 온 부회장직이나 올해부터 도입한 부문 임원 체제 모두 법적인 경영책임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서 지난해 말 주요 금융지주는 부회장 제도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면서 신인 발탁과 외부 인사를 차단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에 부회장직을 일제히 폐지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그룹 글로벌·ESG·브랜드부문장과 강성묵 그룹 손님가치부문(개인금융·자산관리·CIB·지원)부문장에 더해 이승열 행장에 미래성장전략·그룹전략·그룹디지털부문장을 맡겨 3인 부문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할 수 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은 법 시행 후 6개월 내로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명시화한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사내이사 개편으로 그룹 경영승계 구도도 한층 뚜렷해졌다. 지난 2022년 하나금융 수장으로 오른 함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내년 1월 전후로 진행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CEO를 결정하게 된다.

이 행장과 강 대표가 핵심 계열사 CEO 역할에 더해 지주 사내이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 능력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상시 후보군 육성을 통해 향후 경영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차단하고 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함 회장 역시 과거 김정태 회장, 김병호 부회장과 함께 지주 사내이사를 지내다 회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CEO 유고 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지배구조 안정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정관에서 대표이사 유고 시 비상계획으로 등기임원, 직급순, 선임일 순으로 직무대행 순위를 정해두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지배구조 선진화와도 맞닿아있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이달 중순까지 금융감독원에 지배구조 모범 관행 이행 계획(로드맵)을 제출해야 한다.

모범 관행은 후보군 육성·관리부터 최종 선정까지 경영승계 절차 전 과정을 포괄하는 경영승계 계획과 경영진 유고 등에 대비한 비상 승계 계획을 문서화하도록 했다. 적정 규모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승계 절차 과정에서 상시 후보군이 아닌 후보가 CEO 후보에 포함되면 추천자와 추천 사유 등을 명확히 기재해 공시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함 회장은 올해 사내이사 3인 체제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성장전략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첫해인 2022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선제적 충당금과 상생 금융 비용,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부진 여파로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하면서 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하나증권이 적자 전환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일회성 요인에 대한 기저효과와 증권사의 턴어라운드가 올해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비은행 부문 수익성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실적 기여도는 2016년 20%에서 2021년 32.9%로 크게 높아졌다가 2022년 18.9%로 하락한 뒤 지난해 5.5%까지 떨어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보험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함 회장은 취임 후 M&A 등을 통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강조해왔다.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면서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성장시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및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주는 가치 그 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내년까지 비은행 순이익 비중 30%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실사 작업까지 진행했다가 포기했다. 올해도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우량 보험사 매물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이 최근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사법 리스크를 일부 해소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서울고법 9-3부(조찬영·김무신·김승주 판사)는 지난달 29일 함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함 회장에게 DLF 사태 관련 내부통제 의무 소홀과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DLF 판매 당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이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함 회장과 장 전 사장 등 원고 전부 패소로 판결한 1심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2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함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그룹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돼왔다.

다만 금융당국이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채용 관련 재판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당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상고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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