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차기 회장 후보에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이 꼽힌다. 이들이 보유한 지주사 ㈜GS 지분은 직계 가족 지분까지 포함하면 4%대로 큰 차이는 없다.
따라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계열사 경영 성과를 끌어올려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승계 구도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를 22년간 이끌며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올려놓은 ‘미스터 오일’ 허동수 명예회장 장남이다.
2017년 GS글로벌로 잠시 이동했다가 2019년 GS칼텍스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22년엔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며 GS칼텍스 1인자 자리를 굳혔다.
경영실적도 꾸준히 내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여파로 9000억원대 대규모 적자를 봤으나 이듬해 2조원 흑자전환하고 2022년엔 4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냈다.
다만 허세홍 사장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신사업 성과에 달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기반 구축이 끝난 석유 사업은 국제유가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목소리가 높아지며 친환경 기술 등을 통한 다각화가 과거보다 더 중요해진 것도 이유다.
GS칼텍스는 사업전환에 과감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부터 바이오원료, 수소, 전기차 충전 등 탈석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딥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부족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사촌 동생들이 저마다 비전을 들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그는 건설업황 악화와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등 리스크가 커진 지난해 10월 GS건설 새로운 CEO(최고경영자)로 등판했다.
재무구조 악화와 브랜드 이미지 약화 위기를 오너 경영을 통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허윤홍 사장은 검단아파트 간담회에도 직접 참석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직후 이뤄진 연말 인사에서 본부장급 조직장 20여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쇄신인사도 단행했다.
허윤홍 사장은 2019년까지 10년간 GS그룹 총수를 맡은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회장 장남이다. 임원으로 입사한 허세홍 사장과 달리 GS건설 사원으로 입사해 영업·기획·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9년부터는 신사업 추진 조직을 총괄하며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하는 미래주택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편 자회사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노리고 있다.
허서홍 부사장은 작년말 인사에서 GS리테일 신사업을 담당하는 경영전략SU장으로 이동했다.
허 부사장이 유통 계열사를 담당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정KPMG 기업금융부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그는 GS에 입사해 지주사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보톡스 기업 휴젤을 인수해 바이오산업에 진출한 것이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트랜드 변화에 따른 생존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에 신사업 경험이 풍부한 허 부사장을 투입해 경영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인사로 보고 있다.
GS가 장손인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은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다.
당초 허준홍 사장은 허세홍 사장이 지난 2019년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오른지 1년 뒤 회사를 떠나며 후계 경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허준홍 사장은 지난 1년간 ㈜GS 주식 180억원어치를 매입해 지분율을 2.85%에서 3.34%로 끌어올렸다.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삼양통상 배당을 통해 지분 매입을 위한 현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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