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달 23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등 총 200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2년물의 경우 모집액 2배가 넘는 155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문제는 3년물이다. 모집액 1300억원을 밑도는 1250억원이 접수돼 목표치에 미달한 것이다. CJ ENM은 즉시 추가 청약을 진행해 가까스로 50억원의 물량을 채웠다. 다만, 연초 효과 기대에도 불구 CJ ENM의 불안한 투자 심리를 노출했다는 평가다. 더구나 CJ ENM의 신용등급이 ‘AA-(한국신용평가 기준)’인 것을 비교하면 아쉬운 지점이다. CJ ENM보다 신용등급이 더 낮은 SLL중앙(BBB)과 AJ네트웍스(BBB) 등도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광고, 콘텐츠 시장 불황이 반영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CJ ENM의 부채는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 ENM의 부채총계는 6조2796억원으로, 이는 전년(5조9879억원)보다 4.9% 늘어났다. CJ ENM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37.8%에서 153%로 급등했다. 이 기간 차입금 규모도 2조1466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절반(1조819억원) 이상이다. 반면 CJ ENM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7618억원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CJ ENM 실적도 부진해지는 모습이다. CJ ENM은 지난해 1·2분기 연속 영업손실 –503억원, -304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이후 3분기 티빙이 유료가입자 증가로 선전하면서 74억원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매출은 5.7% 줄은 1조1109억원으로 역성장을 그렸다. 대내외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소비 침체가 이어졌고, 광고계 업황 부진으로 이어졌다. 영화·드라마 콘텐츠 사업도 기대에 못 미쳤다. CJ ENM이 지난해 3분기까지 배급한 영화 관객 수는 606만명으로, 전년(1128만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유령’, ‘카운트’, ‘더문’, ‘외계+인 2부’ 등 CJ ENM 기대작들이 연달아 흥행 참패했다.
이런 가운데 CJ ENM의 누적된 차입금은 출구를 못 찾고 있다. CJ ENM은 지난 2022년 1월 할리우드 제작사인 ‘피프스 시즌(현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만 7억8538만달러(약 93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CJ ENM이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 CJ 라이브시티의 아레나 공연장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CJ ENM은 2021년 4분기 착공 당시 해당 공사에만 약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 공연장은 고양시 일산동구에 짓는 것으로, 4만2000여명가량 수용할 수 있다. 공연장과 테마파크, 상업 시설, 호텔 등을 두루 갖췄다. 당초 완공은 올해 6월이었지만, 지난해 초 공사비 재산정 등을 이유로 중단됐다. 이에 CJ ENM의 사업 비용도 늘어나는 형국이다.
CJ ENM은 티빙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타파하고자 한다. 앞서 티빙은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평균 20% 올렸다. 다행히 ‘환승연애3’ 등 제작비가 비교적 낮은 예능 콘텐츠들이 신규 가입자를 끌어오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도 호재다. 티빙은 KBO리그 온라인 생중계에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서 틀어주는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재판매도 시작한다.
CJ ENM은 "피프스시즌과 티빙 등 신성장 사업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음악 부문도 지속적 성장하는 추세”라며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과 같은 아이돌을 글로벌 가수로 키워내 휴먼 IP(지식재산권) 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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