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0%대 초저금리가 이어지던 때만 해도 분양 호황이 펼쳐지며 승승장구했던 건설사들이었지만, 금리가 오르고 분양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일각에서는 캐시카우로까지 여겨지던 건설사들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계열사는 물론 지주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태영건설에 이어 미분양 및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클 것으로 점쳐졌던 다른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 역시 그룹 차원의 지원을 통해 건설사 자금수혈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통해 회사채 발행/매입 안건 등을 결의하고 이날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신세계건설이 2000억 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금융기관이 1400억 원, 그룹차원에서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이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추가 자금 필요시 보유 자산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보다 훨씬 규모가 큰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도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렸다. 다만 롯데건설은 시중은행과 함께 2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등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고, 차입금과 부채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롯데건설은 "현재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를 줄였으며, 전년말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 및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다"며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를 둘러싼 미분양 리스크와 침체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4일 ‘부동산 PF 위기 진단과 하도급업체 보호 방안’ 보고서에서 지난 2023년 3분기 기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잔액이 134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상위권 건설사는 순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되고 중견건설사 역시 유동성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역시 2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아가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며 남은 재원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사용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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