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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목)

태영 워크아웃 사태 여파…부동산PF 위기에 '돈 먹는 하마'된 대기업 건설사들

기사입력 : 2024-01-24 10:32

(최종수정 2024-01-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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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위기에 지주사는 물론 다른 계열사에도 악영향 우려
이복현 금감원장 "사업성 없는 PF, 속도감 있게 정리해라" 재차 경고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 = 태영건설이미지 확대보기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 = 태영건설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 말,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촉발된 건설업계의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산업 전반으로 전이되면서, 건설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에도 영향이 미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0%대 초저금리가 이어지던 때만 해도 분양 호황이 펼쳐지며 승승장구했던 건설사들이었지만, 금리가 오르고 분양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일각에서는 캐시카우로까지 여겨지던 건설사들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계열사는 물론 지주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태영건설을 보유한 태영그룹은 당장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핵심 계열사였던 에코비트 매각을 자구안으로 내세우는 것은 물론, 채권단 설득을 위해 필요시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SBS 주식 지분까지 내놓겠다는 강수를 둬야 했다. 이미 티와이홀딩스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지분 1133억원과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기도 했다.

태영건설에 이어 미분양 및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클 것으로 점쳐졌던 다른 대기업 계열 건설사들 역시 그룹 차원의 지원을 통해 건설사 자금수혈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통해 회사채 발행/매입 안건 등을 결의하고 이날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신세계건설이 2000억 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금융기관이 1400억 원, 그룹차원에서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구조이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추가 자금 필요시 보유 자산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세계건설의 부실 우려는 오히려 모기업이나 다른 계열사에도 어두운 전망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IBK투자증권은 이마트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건설의 미분양 충당금 설정이 이마트 본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조정 이유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이마트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보다 훨씬 규모가 큰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도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렸다. 다만 롯데건설은 시중은행과 함께 2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등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고, 차입금과 부채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롯데건설은 "현재까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를 줄였으며, 전년말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 및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다"며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를 둘러싼 미분양 리스크와 침체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4일 ‘부동산 PF 위기 진단과 하도급업체 보호 방안’ 보고서에서 지난 2023년 3분기 기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잔액이 134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상위권 건설사는 순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되고 중견건설사 역시 유동성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전후로 이미 92개 현장에서 하도급업체는 대금미지급, 현금에서 어음 또는 외상매출담보채권 등으로 결제수단을 변경하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역시 2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아가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며 남은 재원을 배당이나 성과급으로 사용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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