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주은 기자] 올 1분기 20조원 가까이 되는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다수의 기업들이 차환 발행 채비에 나섰다. 이번 주(15일~19일)에만 SK브로드밴드, 현대제철, 롯데지주를 비롯한 15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에 돌입한다. 국내 IT 기업 네이버(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도 3년 만에 국내 회사채 시장에 등장해 이번 ‘슈퍼 위크’에 가담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중 3년물 1200억원과 5년물 3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오는 16일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도 세워놨다. 대표 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과 MH투자증권, KB증권이다. 인수단으로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참여한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장기물인 5년물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만큼, 만기가 짧은 3년물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내달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에 사용한다. 시장에서는 앞서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G유플러스, 한화솔루션 등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만큼, 네이버 역시 어렵지 않게 증액 발행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우량인 'AAA'보다 한 단계 낮은 'AA+'의 초우량 등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가 국내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은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네이버는 3년물 2500억원, 5년물 4500억원 등 총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각각 1.24%, 1.60%였다.
네이버는 지난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자금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재무 사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남선 CFO가 부임하고부터다.
기존에 네이버는 은행권 차입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네이버의 총 차입금은 3조8746억원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2조256억원이 은행권 대출이다. 이를 두고 자금 조달에 있어 은행권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CFO는 취임 후 자금 조달 채널 다변화로 유동성 안정화와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발행한 200억엔(약 1805억원)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엔화표시 채권)도 그 일환이다. 당시 엔화채 시장 금리가 낮게 형성돼 있었던 만큼, 비교적 낮은 조달 비용으로 현금 확보가 가능했다. 해당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즈호증권이 주관했다. 그간 엔화 차입 역시 일본계 은행 대출을 적극 활용해 왔는데, 은행 외에 다른 기관으로 엔화 조달 라인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해당 발행은 2016년 이후 국내 민간기업이 보증 없이 단독으로 발행한 첫 사례로, 전 세계 IT 기업 최초로 사무라이 본드 데뷔 발행에 성공한 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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