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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글로벌 조직 강화 미래에셋, 인도 선점 승부수 띄운다 [톱10 증권사 원포인트 조직 (1)]

기사입력 : 202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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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글로벌 총괄·국내 글로벌비즈 한현희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글로벌 사업 2.0 개막

글로벌 조직 강화 미래에셋, 인도 선점 승부수 띄운다 [톱10 증권사 원포인트 조직 (1)]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2024년 자기자본 기준 상위 국내 증권사 10곳 중 절반 넘게 새로운 CEO(최고경영자)를 맞이했다. 톱10 증권사의 신년 조직개편에서 주목할 만한 조직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새 출발선에 선 증권사 별 사업 현황과 성장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미래에셋증권(대표이사 부회장 김미섭닫기김미섭기사 모아보기, 허선호)은 글로벌 2.0 거점 지역으로 '넥스트 차이나' 인도를 선택했다.

지난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증권은 '세대교체'가 단행된 해외사업 조직을 바탕으로 올해 2막을 열어간다.

미래에셋증권은 공들여 왔던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인도 선점의 토대를 닦았다. 선(先)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도 시너지를 도모하고 조기 안착에 나선다.

‘세대교체’ 미래에셋, 글로벌 조직 핵심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2023년 말 제2 창업 수준으로 인사와 조직을 정비했다.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글로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자 이정호 홍콩법인 최고경영자(CEO)의 부회장 승진을 단행했다. 홍콩법인은 미래에셋증권의 핵심 헤드쿼터로 분류된다. 이정호 부회장은 주요 해외법인의 사령탑으로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조직에 '글로벌 비즈(Global Biz) 부문'을 신설한 미래에셋증권은 Global Biz 부문의 대표로 한현희 대표(전무)를 선임했다. Global Biz 부문은 국내에서 해외법인을 연결하고 기획하는 백오피스(back office) 업무를 담당한다.

해외 무대로 진출한 지 스무 해를 넘긴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글로벌 사업에서 키워 온 열매들을 수확해 나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홍콩에 처음 진출했으며 이듬해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 500만 달러를 들여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년 만인 2023년 현재는 해외법인 자기자본이 약 30억 달러(한화 4조원)를 넘어서 약 600배 성장을 거뒀다.

1997년 창립이래 창업주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한국 자본시장에는 경험이 남게 된다" 며 해외진출과 금융수출면에서 도전적 자세를 견지했다. 박현주 회장은 2018년 4월 GSO(글로벌 전략 고문)로 취임 후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의 해외사업을 주도해왔다.

미래에셋은 유기적 성장과 인수합병(M&A), '선(先) 운용사-후(後) 증권사 진출' 전략 등을 기본으로 해외사업을 펼쳐가면서 꾸준히 수익처 다변화도 꿰해 왔다.

'뚝심'의 해외 영토 확장으로 수익 다각화면에서 성과를 거둔 미래에셋은 2023년 6월 말 기준 미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영국, 싱가포르, 브라질, 그리스, 몽골, 한국 등 전 세계 11개 지역에 걸쳐서 현지해외법인 12개, 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진출 한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은 최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은 매년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업계 최초로 해외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원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의 2023년 1~3분기 누적 기준 해외법인의 세전순이익은 1162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분기를 거듭할수록 순익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2018년 이후 글로벌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1월 '세대교체'를 통해 선임된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 김미섭 부회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사업담당 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 들인 인도 증권사…“5년 내 5위권 진입 목표”
미래에셋은 해외시장에서 인수합병(M&A)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관련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신성장 동력이 될 인도 현지 증권사 인수에 승부수를 띄우며 새로운 글로벌 20년 이정표를 세웠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12월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을 인수했다. 지난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 진출에 이어, 5년 만에 국내 최초로 현지기업도 인수한 것이다.

2000년 설립된 Sharekhan Limited는 총 임직원수 3500여 명, 총계좌 약 300만 계좌로 현지 업계 10위 수준의 증권사다. BNP Paribas SA와 Sharekhan Limited 인수를 위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입 금액은 약 300억 루피(원화 약 480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은 2400억원 규모다. 인수자금의 절반은 인도 쉐어칸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산 셈이다.

미래에셋은 10위인 쉐어칸을 5년 안에 5위 내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번 Sharekhan Limited 인수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인도 증권업을 선점할 기회를 잡았다"며 "인수 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지난 2006년 설립한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2023년 기준 총 56개의 펀드와 24조5000억원 규모를 운용하는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10월 홍콩법인이 보유하던 인도법인의 지분을 인수해 본사 완전자회사 소속으로 하는 "해외법인 지배구조 개편"도 단행했다.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다.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제2 세계의 공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022년 말 보고서에서 인도가 2030년 세계 경제 대국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히 인구가 많은 것에 그치지 않고, 내수 소비 진작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중산층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인도는 지난 2022년 GDP(국내총생산) 순위에서 세계 5위(3조4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 증시도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 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4조 달러(5200조원) 규모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인도 증시 시총은 국제금융의 거점으로 꼽힌 홍콩도 따라 잡았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의 인도네시아법인은 2020년 주식시장 시장점유율(MS) 1위에 도약해 리테일 증권사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은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전국 지점망을 구축하는 등 현지 최상위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법인 경쟁력 높여 나가야”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올해의 경영 전략을 “성장 파이프라인 강화”로 잡았다. 미래에셋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글로벌 비즈니스와 투자, 디지털과 연금 비즈니스를 오랜 기간 꾸준히 육성해왔다.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연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앞으로 규모와 내실에서 모두 초격차를 내는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성장지역과 분야에 자원을 계속 배분해 해외법인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인도 로컬(local)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기점으로, 우리는 글로벌 WM(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향후 20년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앞으로 인도 시장을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신흥국) 시장과, 홍콩, 뉴욕 등 선진국 시장의 지역별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투자의 바퀴는 계속 굴러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허 대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일지라도 투자를 멈춰선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우량 투자자산과 위험관리를 통해 검증된 글로벌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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