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 이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국가철도공단은 미래 운명을 좌우할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철도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나아가 “현재 철도수송분담률이 매우 낮은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 혁신과 산업구조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감안하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미래 세대의 지속을 위하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담대하게 추진해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철도의 운영효율을 높이는 복선화와 전철화를 추진해 철도서비스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교통시설 이용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도록 환승을 포함한 이동거리 단축과 편의시설 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이용자 중심의 철도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국가철도공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대전 본사 사옥에서 2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날 국가철도공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공단 CI를 구성하는 색상과 철도 이미지를 활용한 기념 엠블럼을 공개했다. 엠블럼은 대한민국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역동적으로 달려온 공단의 궤적을 형상화하였으며, 한 해 동안 각종 홍보물, 대외 행사 등 창립 20주년 홍보에 대대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하는 김한영 이사장 신년사 전문
청룡의 해, 갑진년을 맞이하여 새해의 출발선에 다시 섰습니다. 2024년은 우리나라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철도산업구조개혁의 시행과 고속철도 개통, 그리고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이룬
지난 20년의 지난한 여정을 회고하면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발전과정에서 가슴 벅찬 희망을 발견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지난 20년의 성과와 과오를 돌아보고 국가철도공단이 철도산업의 리더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2004년 단행한 철도구조개혁과 고속철도의 개통은 대한민국 철도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한국철도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할 만큼 철도 분야의 투자는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04년 도로 예산 8조원의 40%인 3조 2천억원에 불과했던 철도 예산은 2024년 8조 1천억원으로 도로예산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러한 철도 투자의 증가는 철도 노선연장 확대와 기존 노선의 고속화로 이어졌습니다.
1984년부터 20년간 258km 증가에 불과했던 철도 노선연장은 철도산업구조개혁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818km 증가했으며, 시속 300km와 260km의 고속차량 도입으로 주요 거점도시 간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습니다.
반나절 생활권 실현을 통해 우리 국민의 삶은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대한민국의 교통혁명을 일으킨 철도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위기를 맞이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은 기존의 저탄소에서 탄소중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하였으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전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22년 3월 시행한 ‘탄소중립 기본법’에서는 “철도가 국가기간교통망의 근간이 되도록 정부는 철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철도수송분담률 등에 대한 중장기 및 단계별 목표를 설정·관리”하도록 규정하여, 철도가 미래 국가교통체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 국가철도공단은 미래 운명을 좌우할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철도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024년에 중점 추진할 사항으로,
첫 번째, 철도 중심의 미래 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천 과제를 착실히 이행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2년간 교통부문 탄소중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중심의 교통체계 정립 연구를 시행했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통부문의 탄소배출량을 2018년의 10% 수준인 920만톤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철도수송분담률을 여객부문 40%, 화물부문 17% 수준으로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8개 부문에서 27개의 실천 과제를 도출했습니다.
현재 철도수송분담률이 매우 낮은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 혁신과 산업구조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감안하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 세대의 지속을 위하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담대하게 추진해가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국민의 교통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편리한 철도를 건설해야 합니다. 철도는 철도역을 이용해야 하는 교통수단임에도 다수의 철도역이 도심에서 벗어나 있거나 지하구조물로 되어있어 국민의 철도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철도는 반드시 연계 교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역사를 계획하고 시각적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도록 건설해야 합니다. 마치 외딴섬에 홀로 존재하는 철도가 아닌 보다 국민 가까이에서, 국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철도의 운영효율을 높이는 복선화와 전철화를 추진해 철도서비스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교통시설 이용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도록 환승을 포함한 이동거리 단축과 편의시설 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이용자 중심의 철도로 거듭나야 합니다.
철도가 보다 편리한 이동을 보장함으로써 더 많은 국민이 철도를 이용하고, 더 많은 국민이 철도를 필요로 할 때 철도산업은 보다 큰 원동력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철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3차례의 반복된 탈선 사고와 수도권 고속철도의 단전사고를 경험했던 2022년에 이어 지난해 발생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국민의 철도 이용 안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했습니다. 국가철도공단은 정부를 대행하는 철도시설의 관리청으로서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물론 시설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보수와 그 책임도 결국은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철도 투자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건설사업 중심에서 철도시설 안전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 안전을 위협하는 낡은 철도시설과 취약개소에 대한 개량을 적기에 추진해야 합니다.
2024년 본격적으로 운영될 철도시설 종합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빅데이터에 기반한 예방 중심의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현재 인력 위주의 비효율적인 유지보수체계를 기계와 장비를 활용한 첨단유지보수체계로 전환하여 철도시설 유지보수체계의 선진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20년 전 고속철도의 개통은 우리를 교통혁신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역만리 서방으로부터 들여온 고속철도로 운행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기술로 고속철도를 만들고 그 기술을 외국으로 역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시 한번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하여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난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그 주인공 또한 우리 철도인이 될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청룡의 해, 고속철도 개통으로 교통혁신을 일으킨 지난 20년의 역사와 같이
철도산업이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맞아 구슬땀을 흘리며 지나온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모든 임직원과 철도인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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