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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금투협회장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역점” [2024년, 꼭 됐으면 좋겠다-금융투자]

기사입력 : 2024-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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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제고…기업자금·노후안전판 제공
연금 활성화·법인지급결제 허용 숙원과제

서유석 금투협회장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역점” [2024년, 꼭 됐으면 좋겠다-금융투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새해 최우선 숙원사업으로 ‘자본시장 가치 제고(Value up)’를 꼽았다.

서유석 회장은 1일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권 협회 8곳(은행, 금융투자, 보험(생명보험·손해보험), 여신금융, 저축은행, VC(벤처캐피탈), 핀테크)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갑진년(甲辰年) 업권 별 숙원사업에 대한 설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등을 통해 자본시장 투자유인을 확대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서 회장은 350조원 규모로 커진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도 주요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연금 과실 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 구축"
서유석 회장은 "주가지수가 상향(Level-up)되면 기업에는 자금을, 노후 생활자들에게는 안전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는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023년 11월 기준 0.92배로 집계됐다. PBR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시가총액이 장부 상 순자산 가치(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저평가 상장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금투업계는 주가지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 회장은 “주가지수가 상향(Level-up)되면 기업에는 자금을, 노후 생활자들에게는 안전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연기금 투자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서 회장은 “연기금 수익률도 제고되어 연금 고갈을 방지하고, 미국 등 선진국처럼 그 과실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금 선진국들 사례를 보면, 퇴직연금이 충분한 노후 대비책이 되고 있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사업자인 피델리티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퇴직연금 401(k) 계좌에 100만 달러(한화 13억원 규모) 이상을 보유한 가입자는 2023년 6월 말 기준 3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쏠림’ 경향이 짙은 상황이다. 한국 퇴직연금 시장은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85%에 달하는 구조다. 반면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15%에 그친다.

금리가 높을 때는 원리금보장형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성장률, 물가를 고려하면 조만간 '피봇'(pivot, 통화정책 방향전환)이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연금투자에서 자산배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향해 뛴다
서유석 회장은 연금시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금투업계 숙원사업 중 하나로 퇴직연금을 키워드로 삼았다.

서 회장은 "퇴직연금 시장 확대 및 수익률 제고를 통해서 온 국민이 평안한 노후를 준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금투협은 '디딤펀드'를 추진 중이다. '디딤펀드'는 한옥 마당과 대청마루 사이 오르내리는 돌계단 같은 역할의 자산배분펀드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비슷한 콘셉트로, 주식, 채권, 대체자산이 잘 분산된 자산배분펀드를 만들기 위해 자산운용사들과 뜻을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 선진국같은 '연금 백만장자' 은퇴자가 나오지 않는 배경으로, 단기적 투자 집중을 꼽았다. '디딤펀드'가 장기 투자하는 퇴직연금 출발 펀드 상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설정 후 1988~2022년 말 기금 운용수익률이 연 5.04%(금융부문 기준)를 기록하면서, 분산투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실제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연기금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금투업계는 장기 분산투자가 퇴직연금 성패(成敗)를 가른다고 보고 있다.

연금 선진국 중 미국의 401(k),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1년 유예를 거쳐 2023년 7월 본격 시행된 사전지정운용제도는 ‘한국형 디폴트옵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무관심으로 인한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편중을 완화하고, 실적배당 상품 확대를 통해 장기수익률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서유석 회장은 2023년 11월 금투협-연금학회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과 과제' 세미나에서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현행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보완과 개선, 자산배분펀드 중심 신뢰할 수 있는 상품 공급, 퇴직연금 사업자 간 활발한 경쟁, 연금자산 장기투자를 위한 건전한 투자 문화 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 후에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사 법인지급결제는 숙원사업
금투업계 '새 먹거리' 숙원사업으로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 추진도 빼놓을 수 없다. 서유석 회장은 "국민과 기업의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금투업권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2009년 6월부터 증권사도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은행권 반대로 금융결제원 규약에 막혀 개인만 지급결제가 허용돼 현재 '반쪽자리' 결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금투업계는 증권사에 법인지급결제가 허용되면,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월급통장으로 쓸 수 있는 등 금융소비자 효용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급결제 안전성 관련해서도 자본시장법 상 증권사 자금이체 대상을 투자자예탁금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쟁 촉진 차원에서 증권사 지급결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서 증권사 법인지급결제업무 확대·허용 문제를 추가 검토키로 하고 보류했다. 지급결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담보제도, 유동성·건전성 관리 등을 살펴보며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업, 하나의 산업으로”…성장엔진 박차
서유석 회장은 작년 2023년 금투협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우리 금융투자산업은 세계를 무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투자업이 주변부(side)에 머무는 보조 산업이 아닌 주요(main)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금융업이 주요 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국 금융업 자체 역량도 키워야 하고, 당국, 국회에서도 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투협 전신인 대한증권업협회는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1953년 11월 25일 5개 증권회사가 모여 설립됐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자본시장과 증권거래 제도를 도입하고자 했다. 1950년대 증권거래소가 출범한 이래 1960년대 증권거래법, 자본시장육성법 제정, 1980년대 자본시장 국제화, 1990년대 코스닥증권시장 개설로 이어지면, 지난 70년 간 우리 자본시장은 산업자금의 조달 창구이자 국민 자산 증식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400조원을 넘어섰으며, 자산운용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50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금투업의 도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IB(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2년 기준 77조원이다. 지난 10년 간 약 2.2배 늘었다. 2022년 기준 순영업수익은 6조9000억원으로 이 기간 약 4배 이상 늘어 규모면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자본 등 규모 면에서 한국은 아시아 10위권 내 금융회사가 전무하고, 해외점포의 수익 비중도 전체 수익의 약 4.3%에 그쳐, 글로벌 IB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 회장은 2024년 금투업계 도약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각오로써 "금융을 제조업 등 기타 성장산업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다른 산업군처럼 탑티어(top-tier)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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