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톱10 기업 중 시총 4위 포스코DX, 5위 엘앤에프, 6위 에이치엘비(HLB)가 코스피 이전 상장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엘앤에프도 올해 10월 코스피 이전상장 예심 신청서를 내고 기다리고 있다. HLB도 최근 12월 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코스닥 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시총 3위)도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의 흡수합병을 통해 오는 2024년 1월 코스닥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코스닥에서 성장한 대표 기업들이 코스피로 둥지를 옮기는 현상은 반복돼 왔다.
중심에 바이오, IT 등 혁신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NHN(2008년), 카카오(2017년), 셀트리온(2018년) 등이 코스피로 이동한 바 있다. 2022년에도 LX세미콘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했다.
연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코스피 이전상장 기업 수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짜 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하려는 대표적인 배경은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에 대한 수요가 꼽힌다.
코스피200 등 주요지수에 편입되면 대형 기관 투자자 패시브 자금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주가 상방 재료가 될 수 있다.
물론 이전상장 만으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어느 정도 몸집을 키우면 코스피 편입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엄격한 상장 규정에 근거해 대외 이미지 제고 등 측면도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현황과 평가' 리포트에서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고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시장이라는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평판이 IT·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긍정적 평판을 압도하면서 이전상장이 나타난다"며 "대형 우량기업의 이전상장에 따른 코스닥시장의 성과 저하가 또 다른 이전상장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전상장은 코스닥시장 평판의 문제로 보는 면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2년 11월 코스닥 우수 상장사를 선별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지수를 출범했고, 2023년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개편했다. 매년 글로벌 투자자 대상으로 코스닥 시장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 IR(기업설명회) 등도 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적 실적의 대기업 계열들의 경우 기관,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을 위해 코스피 이전 유인이 있다"며 "기업 수로 보면 코스피 대비 코스닥 기업이 훨씬 많은 대다수이다보니 이전상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업의 선택이고 자연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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