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게임업계에 부는 한파에도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비교적 따뜻한 1년을 났다. 회사의 핵심 IP(지식재산권)인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덕분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이에 안주하지 않았다. 이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단일 IP’ 리스크를 깨고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안팎으로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배틀그라운드라는 막강한 IP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나 크래프톤이 목표로 하는 ‘2조 클럽’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연 매출 1조8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크래프톤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조8025억원으로, 역시 2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된 이유다.
이에 크래프톤은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IP를 택했다. 지난 8월 크래프톤은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언메이스가 현재 넥슨과 다크앤다커 IP를 두고 저작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관계자가 자사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하던 미출시 프로젝트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적 분쟁 중인 IP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으나, 크래프톤은 글로벌 퍼블리셔로 도약하기 위해 다크앤다커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크앤다커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익스트랙션 RPG다. 정식 출시 전 테스트 단계부터 글로벌 PC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익스트랙션 RPG는 크래프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장르기도 하다. 해외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은 다크앤다커는 해외 매출 비중이 95% 가까이 되는 크래프톤과도 꼭 맞았다. 크래프톤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4조원 가까이 되는 두둑한 현금 실탄을 바탕으로 퍼블리싱권 확보에도 주력했다. 서비스하는 게임 수를 늘려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에만 게임 개발사 ‘퍼니스톰’, ‘플레이긱’, ‘가든스 인터랙티브’, ‘피플캔플라이 그룹’에 총 925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이터나이츠’ 개발사 스튜디오 사이의 시리즈 투자 유치를 주도하고 국내 개발사 바운더리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내부적으로는 신작 제안 제도인 ‘더 크리에이티브’를 도입해 게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지분 100%를 보유한 12번째 게임 개발 자회사 플라이웨이게임즈를 설립한 것도 그 일환이다. 플라이웨이게임즈는 현재 5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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