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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월)

SK하이닉스 5인 사장단, 영업익 100조 시대 연다

기사입력 : 2025-12-15 05:00

(최종수정 2025-12-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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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중심’ 경영진 전진배치
기술 리더십·책임경영체제 구축
2026년 영업이익 100조 ‘정조준’

SK하이닉스 5인 사장단, 영업익 100조 시대 연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불황의 시기, 기업을 이끄는 건 CFO(최고재무책임자)다. 전략적 투자와 비용 효율화는 중요한 무기다. 이른바 ‘CFO 전성시대’다.

하지만 2026년을 향해 달려가는 SK하이닉스에 이런 표현은 적용되지 않는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100조 원을 예상하는 이 괴물같은 회사는 ‘기술’을 원톱으로 친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전문가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사장) 아래 개발·미래기술·생산·영업·경영지원 등 각 부문 수장들 책임경영 체제를 하는 ‘기술 중심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급변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CEO(최고경영자)는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고, 각 전문 분야 사장단은 신속하고 전문적 의사결정으로 경영 효율과 실행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곽노정 사장은 정통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 CEO다. 1994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 공정기술실 연구원으로 입사해 30여 년간 메모리 반도체 위기와 성공을 함께 했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시기는 ‘반도체 겨울’이 시작된 2022년 3월이다. 이듬해 7조7,000억 원 대규모 영업적자를 겪는 와중에 수익성 낮다고 평가받던 HBM(고대역폭메모리) 투자를 독려해 극적 반등을 이뤄냈다.

지난 11월 곽 사장은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단순 부품 공급자를 넘어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AI 생태계를 함께 설계·혁신하는 창조자로 나가겠다는 포부다. 주요 협업 파트너와 분야는 엔비디아(HBM·AI팩토리), 샌디스크(HBF), 네이버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 등이 있다.

안현 사장(CDO, 최고개발책임자)은 D램·낸드플래시 등 개발조직을 이끌고 있다. 안 사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나와 2000년 현대전자 공정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임원 승진 후 주로 낸드플래시 개발에 몸담았다. 경영전략실장, 미래연구추진단 담당 등을 역임하며 ‘전략가’ 면모를 갖췄다. 곽 사장과 함께 유이한 사내이사로 사외이사들과 소통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안 사장은 2026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글로벌 AI 리서치센터’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 조직은 메모리 반도체가 기존 설계 중심 개발을 넘어, AI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효율적인지 연구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주요 거점을 구축해 AI 핵심 플레이어들과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 비전을 실현할 중책을 맡은 것이다.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 조직을 이끄는 차선용 사장(CTO, 최고기술책임자)은 올해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를 나와 SK하이닉스 D램개발 담당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그를 “10나노급 D램 테크 플랫폼을 도입한 주인공”이라며 “D램 개발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소개한다. 테크 플랫폼이란 여러 세대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틀이다. 1세대(1x)에 처음 적용해 2세대(1y), 3세대(1z), 4세대(1a)와 그 이후까지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영업 조직은 ‘AI 인프라’라는 독특한 명칭을 갖고 있다.

HBM을 중심으로 AI 고객에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2024년 기존 GSM(글로벌세일즈앤마케팅) 조직을 확장 개편했다. 이 조직은 김주선 사장(CMO, 최고마케팅책임자)이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현대전자 반도체 FAB 생산팀으로 입사해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다.

이후 마케팅전략그룹장, 영업기획팀장, GSM 영업본부장, 미주법인장을 거치는 등 고객과 최접점에서 활약했다.

SK하이닉스가 HBM 수요를 발빠르게 감지한 것도 김 사장 공로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자사 뉴스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6개월 이상 앞선 정보를 확보하고 AI 기업들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안정적 HBM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현종 사장은 재무, 구매, 인사, 대외협력, 미래전략 등을 아우르는 지원 조직 ‘코포레이트센터’를 맡고 있다. 이 조직은 CEO 직속으로 있던 일부 업무를 넘겨받아 지난해 신설됐다. 다른 기업 지원 조직에 비해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기술 리더십에 집중하는 CEO와 역할 분담을 통해 회사를 지탱하고 있다.

송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SK텔레콤에 입사해 경영지원단장까지 올랐다. 2012년 SK하이닉스로 이동해 미래전략본부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동시에 지주사 SK 업무지원실에 근무하며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관련 계열사 간에 가교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다른 기술자 출신 C레벨 임원에 비해 리스크 관리에 특화한 재무·전략 전문가 면모를 갖췄다.

이 같은 사장단 책임경영 체제는 회사 가파른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폭증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이미 ‘AI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8조 원(영업이익률 47%)로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 23조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는 HBM 호조와 범용 D램 가격 급등 효과로 영업이익이 100조 원(씨티, UBS 등 전망)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전문가는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수요 변동성, 공급망 리스크, 경쟁 심화 등 리스크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CEO 기술 리더십과 전문 사장단 책임경영을 결합한 구조를 완성했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기술 중심 전략으로 2026년에도 놀라운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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