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닫기김택진기사 모아보기)는 그 어느 게임사보다 바빴다. 실적·주가 찬바람으로 내부 체질 개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했다. C레벨 임원들로 구성된 변화경영위원회를 꾸리고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 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등 강도 높은 내부 개편 작업에 나섰다. 사업 운영의 내실을 다지고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가장 큰 원인은 회사의 핵심 수익원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이다. 리니지는 올 상반기 기준 엔씨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핵심 IP인데, 동종 장르의 게임 범람과 수익모델에 대한 이용자 비판이 거세지면서 큰 폭의 매출 하락을 겪었다.
더욱 치명적인 건 극악의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과금 유도로 이용자 신뢰도 역시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안팎에선 엔씨소프트가 리지니 의존도를 줄이고, 더 나아가 리니지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위기에 빠진 엔씨 경영진들은 새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섰다. 그 구체적인 액션이 지난 10월 출범한 변화경영위원회다. 엔씨소프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경영 효율화와 체계 변화를 꾀하기 위해 구성했다. 위원장은 구현범 엔씨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맡았다. 김택헌 CPO(최고퍼블리싱책임자), 김성룡 CIO(최고정보책임자), 홍원준 CFO, 이재준 CoS(최고보좌관), 최문영 PDMO(수석개발책임자)도 참여했다.
지난 11일에는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을 밝혔다. 김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지 무려 27년 만이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이사 후보자로 영입했고,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의지를 지속 강조해 왔다. 박 내정자가 가장 최근까지 몸담았던 곳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만큼, 취임 후 인수합병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AI(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AI 전담 조직을 출범할 정도로 해당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회사다. 올해 엔씨소프트는 자체 초거대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공개하면서 AI 열풍에 합류했다. 회사는 바르코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 여러 AI 연구와 사업을 전개 중이다. 게임 개발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도 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추후 바르코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생성 AI 플랫폼 3종을 묶어 ‘바르코 스튜디오’로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두 명의 사령탑이 이끄는 엔씨소프트가 시작된다. 개발 전문가 김택진 대표와 투자 전문가 박병무 내정자가 새롭게 변모한 엔씨소프트를 보여줄지 관심이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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