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조3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15조8506억원)보다 2.91% 증가한 규모다.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경기 둔화 등으로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추가 비용 부담도 내년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대손 비용 증가에 따라 올해보다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금융산업은 완만한 경기 회복으로 성장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겠으나 수익성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성민 무디스 연구원은 “은행 NIM은 올해 고점을 찍고 지속적인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 특성상 전체적인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현재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보완하며 최종안을 확정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신한금융은 내년 중점 추진 사업계획에 ▲철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기본기에 충실한 효율적 성장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고객중심을 목표로 일류신한 지향 ▲정도경영을 통한 적정한 수익 창출도 핵심 내용으로 담길 예정이다.
이외에 ▲시니어 및 청년 고객층 증대 ▲자본시장·글로벌 국내 톱(Top) 레벨 기반 구축 ▲고객경험 혁신을 통한 디지털 투 밸류(Digital to Value) 달성 ▲리부트(RE:Boot)! 균형 잡힌 인적 경쟁력 확보 ▲아시아 리딩 ESG 금융그룹 추진 등을 주요 전략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취임한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본격적인 취임 첫해인 내년 리딩금융그룹 입지를 강화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로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4조383억원) 대비 8.2% 증가한 4조3704억원을 기록했다. 올 연간 순이익은 금융지주 중 최초로 5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 회장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 은행과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양 회장이 취임과 함께 설정한 경영 방향도 사업계획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은 지난달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을 네 가지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내실과 협업’을 내년 경영 방향 키워드로 내세웠다. 튼튼하고 견고한 내실로 외부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디지털·고령화 시대에 변화하는 고객들을 위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외부, 금융·비금융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그룹 중점 추진 과제로는 ‘이해관계자 금융 실천’, ‘업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신영토 확장'을 정했다.
특히 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그룹이 보유한 핵심역량을 높여 시장 내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하나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 자금 관리 등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경쟁 시장 내 1위를 공고화하고,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협업을 확대한다. 비금융 영역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기반한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개척하고, 금융 본업 강화와 지원을 위한 디지털 역량도 지속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및 핵심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을 포함해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한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증권, 보험 M&A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중장기 전략으로 비은행 수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임 회장은 특히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취임 첫해가 마무리되는 현재까지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이 임기 2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M&A 성과를 내기 위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최근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M&A를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를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은 성장지원부문으로 재편해 시너지사업부를 관할하도록 했다. 기존 전략기획부와 함께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전략부문의 양대 축으로 삼아 M&A 사업 추진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략 방향에 맞춰 ▲핵심 사업 집중 ▲미래금융 선도 ▲IT·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국내영업부문은 개인그룹, 자산관리그룹, 기관그룹, 부동산금융그룹으로 재편하고 기업투자금융부문은 CIB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으로 구성하는 등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영업진용을 정비했다.
특히 기업그룹과 IB그룹은 ‘CIB그룹’으로 통합했다. 기존 기업금융과 더불어 투자금융 및 해외투자업무 집중도를 높여 기업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환경 변화에 맞춰 ▲이종산업과 제휴 및 BaaS사업 확장을 위한 신사업제휴추진부 ▲중견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 전담조직 ▲미래고객(8~20세)을 위한 전담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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