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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첫 인사서 ‘안정’ 방점…이재근 ‘리딩뱅크’ 성과 바탕 연임(종합)

기사입력 : 2023-11-30 19:00

(최종수정 2023-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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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대추위, 차기 행장 후보에 이재근 현 행장 추천
이과 출신 재무통…홍콩 ELS·상생금융·부코핀 등 과제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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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이 리딩뱅크 탈환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유임을 결정하면서 ‘안정’을 택했다.

새 임기를 맞을 이 행장은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상생 금융 등에 대응하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흑자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B금융지주는 30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현 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1년으로, KB금융 내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 사례와 같다.

지난 21일 취임한 양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 안팎에선 양 회장 체제가 지주에서 시작됐지만 경영 연속성을 위해 이 행장이 연임될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KB금융이 계열사 CEO 임기를 통상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2+1’ 형태로 보장해 온 점도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엇보다 이 행장의 취임 후 경영 성과가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조8554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다.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이 행장 취임 전인 2021년 2조5908억원에서 지난해 2조996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3분기만에 작년 연간 실적에 근접한 수준으로 뛰었다.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하나은행(3조1692억원)과 신한은행(3조450억원)에 밀려 시중은행 중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1조8585억원) 다시 업계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비결은 압도적인 이자이익에 있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난 7조3319억원 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7조원대에 올라섰다.

견고한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NIM은 1.83%로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타 시중은행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순이익 기준 2위를 기록한 하나은행의 NIM(1.57%)과는 0.2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비이자이익도 실적을 가른 요소로 꼽힌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86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신탁수수료가 작년 3분기 1590억원에서 올 3분기 1840억원으로 늘었고 외화 등 기타수수료도 2550억원에서 2790억원으로 증가했다.

디지털 플랫폼 성장을 이끈 점도 이 행장의 성과로 꼽힌다. 국민은행이 ‘슈퍼앱’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표 디지털 플랫폼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9월 말 기준 1162만명으로 지난 2021년 9월(871만명) 대비 300만명 가까이 늘었다. 4대 은행과 비교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나인투식스(9to6) 뱅크’ 도입 등 대면 채널 혁신 노력도 주목 받고 있다. 9 to 6 뱅크는 이 행장이 영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맡아온 사업으로, 자산관리나 대출 상담 등 대면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인 폐점 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한 특화 지점이다. 올해 국민은행이 고객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 지점의 지속적인 운영 필요성과 관련해 고객 긍정 비율은 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행장은 영업, 재무, 전략 등 주요 핵심 직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고객 및 시장, 영업 현장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별 정교한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강점을 인정받았다.

현장·실행 중심의 소통 경영 및 세대를 아우르는 수평적 리더십 그리고 안정적인 조직 관리 역량 등도 겸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추위는 “이 행장은 2022년 취임 이후 코로나19,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우수한 경영 성과를 시현했다”며 “구상보다는 실행을 강조하는 리더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변화·혁신의 역량 및 리더십 그리고 경영 전문성을 보여줬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쉽지 않은 경기 전망과 상생금융 구현 등 은행의 중요 현안을 대응하는 데 있어서 안정적인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과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추진에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대추위는 지난 2년간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은행장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내·외부 후보 풀(Pool)을 상시적으로 리뷰·검증해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은행장의 최초 2년 임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기준 및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중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심사·추천을 거쳐 최종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한다.

홍콩H지수 연계 ELS 사태 대응은 당장 이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 중 만기 도래 물량은 총 8조4100억원이다. 이중 국민은행의 만기 도래분이 4조7726억원으로 가장 많다.

홍콩H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자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관건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ELS는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원금 손실 위험 등에 대한 사전 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판매사인 은행 측에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내년 은행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상생금융에 부응하면서 실적을 관리해야하는 숙제도 있다.

양 회장이 최우선 경영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 역시 이 행장의 과제다. 부코핀은행은 국민은행 인수 이듬해인 2019년 적자 폭이 5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지만 코로나19 사태 확산 영향으로 부실여신이 늘면서 적자와 건전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은 경영 정상화 노력을 통해 오는 2025년 부코핀은행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2030년까지 경영정상화 로드맵인 ‘미래성장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양 회장은 지난달 글로벌 부문 임원들과 부코핀은행의 정상화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면서 현지인 중심 경영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은행에서는 소수파인 이과 출신이자 ‘재무통’이다. 1966년생인 이 행장은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과·카이스트 금융공학 MBA 등을 취득했다. 지난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한 뒤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CFO) 상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이사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 행장은 그룹 내 요직을 거치면서 고객과 시장, 영업 현장 등 주요 현안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아 2022년 1월 만 55세의 나이로 국민은행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파격적인 세대교체 인사의 주인공이자 최연소 국내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행장은 현재 정상혁 신한은행장(1964년생), 이승열 하나은행장(1963년생), 조병규 우리은행장(1965년생), 이석용 NH농협은행장(1965년생) 등 5대 은행장과 비교해 가장 젊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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