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회장, 장기 재임 CEO 위주 세대교체 ‘무게’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말경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CEO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중순 단수 후보를 확정해 각 계열사 이사회에 추천할 것으로 전해졌다.KB금융에서는 증권·캐피탈·자산운용 등 장기 재임한 계열사 위주로 CEO 세대교체를 위한 쇄신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간 KB금융은 계열사 CEO 임기를 최초 2년 보장 뒤 이후 1년을 추가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윤 전 회장이 당시 임기 만료를 앞둔 8개 계열사 중 7곳의 CEO를 재선임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김성현 KB증권 대표는 2019년 선임된 뒤 올해까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5년째 회사를 이끌었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와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KB자산운용 대표는 각각 5년, 6년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박 대표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29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최고경영자(CEO) 제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카드 등 계열사는 CEO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과 이창권 KB카드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첫 2년 임기가 만료된다.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2+1’ 임기 관행상 내년까지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 회장의 취임과 함께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 체제에서 경영승계를 위해 운영해 온 부회장직은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윤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양 회장(당시 KB손해보험 대표)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이 지주 내 부회장직을 만든 건 2010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부회장직 부활 뒤 2021년 말에는 허 부회장(당시 KB국민은행장)과 이 부회장(당시 KB국민카드 대표)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3인 부회장 체제가 구축됐다. 이들 부회장은 윤 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약 2년여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WM), 중소상공인(SME) 등 부문을 번갈아 맡으며 후계 경쟁을 펼쳐왔다.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양 회장이 취임한 지난 21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제7대 KB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양 회장과 경합을 벌인 두 부회장은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양 회장의 향후 경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 회장이 취임 후 부회장직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양 회장 체제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당장 경영승계를 준비할 필요성이 없는 데다 양 회장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인자인 부회장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양 회장과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부회장직은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의 모든 제도는 역사적 유례가 있고, 회장을 잘 승계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만든 것이니 이사회와 협의해서 검토하겠다”며 “회장 후보를 육성한다는 측면과 KB금융의 막대한 업무를 분담한다는 측면 등 두 가지를 고려해 유지 여부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회장직을 섣불리 폐지하기에는 양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공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부회장직은 폐지하되 부문장 체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임기 2년차’ 앞둔 진옥동 회장, 쇄신 중심 조직 재편 전망
신한금융은 다음달 중순경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CEO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내년 진옥동 회장 2년차에 접어드는 신한금융에서도 큰 폭의 CEO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첫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임기 2년 차부터 조직을 정비해 변화를 꾀하는 경우가 많다.
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선임한 주요 계열사 수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CEO의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 계열사 15곳 중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신한벤처투자,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DS, 신한리츠운용, 제주은행, 신한AI 등 10곳이다.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신한금융은 연말 사장단 인사 때 제주은행장도 같이 추천한다.
우선 ‘2+1’ 임기를 채운 대표들은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체자산부문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배진수닫기배진수기사 모아보기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 5명은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하며 재신임을 받았다.
이중 정운진 대표는 2020년 12월 선임된 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해 현재 3년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이희수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동현 대표는 2020년 9월 취임한 뒤 2021년 말과 2022년 말 각각 1년 임기로 연임했다.
다만 이들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할 여지도 남아있다. 통상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는 ‘2+1’ 임기 뒤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신한금융의 경우 경영 성과에 따라 CEO가 장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 임영진 전 신한카드 대표는 2017년부터 6년 동안 임기를 지냈고, 진옥동 회장도 취임 전 신한은행을 4년간 이끌었다.
김상태 대표, 조재민 대표, 정지호 대표, 조경선 대표, 김지욱 대표는 올해 말 첫 번째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이달 중순부터 계열사 대표 면담을 가지는 등 종합적인 경영 성과 평가를 통해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실적 등 정량적 요소뿐 아니라 내부통제, 리더십 등 정성적 측면까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올 연말 부문장 축소와 일부 계열사 통폐합 등 조직 정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현재 전략·지속가능경영, 재무, 운영 등 10개 부문을 두고 있다. 부사장급인 부문장이 각 부문을 이끄는 구조다. 진 회장은 10명에 달하는 부사장 등 비대한 조직과 인력 구조에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경영진 임기가 대거 끝나는 점도 조직 정비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신한금융 부문장 10명 중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 부문장과 왕호민 준법감시인 등 2명을 제외하고 8명의 부문장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진 회장은 일부 자회사 구조조정도 단행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1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중 인공지능(AI) 기반 투자금융회사인 신한AI를 올해 말까지 청산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합병, 펀드서비스 전문업체인 신한펀드파트너스 등 일부 자회사의 손자회사화 방안도 거론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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