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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vs 안정’ 사장단 인사 돌입…KB 양종희·신한 진옥동 선택은 [연말 인사포커스]

기사입력 : 202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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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CEO 9명 물갈이 VS 소폭 교체 기로
신한, 10명 임기 만료 앞두고 조직 정비 고민
양종희·진옥동, 입지 강화 방점…KB 부회장직 폐지할 듯

‘변화 vs 안정’ 사장단 인사 돌입…KB 양종희·신한 진옥동 선택은 [연말 인사포커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연말을 앞두고 주요 금융지주사가 조직개편과 인사 준비에 돌입했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KB금융과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 체제 2년 차에 들어서는 신한금융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양종희 회장, 장기 재임 CEO 위주 세대교체 ‘무게’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말경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CEO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중순 단수 후보를 확정해 각 계열사 이사회에 추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계열사 11곳 중 9개 계열사 대표 10명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KB금융 안팎에선 양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교체 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이 바뀌면 주요 계열사 CEO가 대거 물갈이된다. 진열 재정비를 통해 새 회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KB금융에서는 증권·캐피탈·자산운용 등 장기 재임한 계열사 위주로 CEO 세대교체를 위한 쇄신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간 KB금융은 계열사 CEO 임기를 최초 2년 보장 뒤 이후 1년을 추가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윤 전 회장이 당시 임기 만료를 앞둔 8개 계열사 중 7곳의 CEO를 재선임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김성현 KB증권 대표는 2019년 선임된 뒤 올해까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5년째 회사를 이끌었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와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KB자산운용 대표는 각각 5년, 6년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이 중 박 대표의 경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징계 결과가 거취를 결정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박 대표에 대한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금융권 취업이 3년 이상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박 대표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29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최고경영자(CEO) 제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카드 등 계열사는 CEO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과 이창권 KB카드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첫 2년 임기가 만료된다.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2+1’ 임기 관행상 내년까지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경우 그룹 경영 연속성을 위해 리더십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양 회장은 지난달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대표 인사와 관련해 “이사회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하고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 등을 고려해 적극 발굴하겠다”며 “능력 위주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회장의 취임과 함께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 체제에서 경영승계를 위해 운영해 온 부회장직은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윤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양 회장(당시 KB손해보험 대표)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이 지주 내 부회장직을 만든 건 2010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부회장직 부활 뒤 2021년 말에는 허 부회장(당시 KB국민은행장)과 이 부회장(당시 KB국민카드 대표)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3인 부회장 체제가 구축됐다. 이들 부회장은 윤 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약 2년여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WM), 중소상공인(SME) 등 부문을 번갈아 맡으며 후계 경쟁을 펼쳐왔다.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양 회장이 취임한 지난 21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제7대 KB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양 회장과 경합을 벌인 두 부회장은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양 회장의 향후 경영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 회장이 취임 후 부회장직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양 회장 체제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당장 경영승계를 준비할 필요성이 없는 데다 양 회장 중심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인자인 부회장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양 회장과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부회장직은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의 모든 제도는 역사적 유례가 있고, 회장을 잘 승계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만든 것이니 이사회와 협의해서 검토하겠다”며 “회장 후보를 육성한다는 측면과 KB금융의 막대한 업무를 분담한다는 측면 등 두 가지를 고려해 유지 여부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회장직을 섣불리 폐지하기에는 양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공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부회장직은 폐지하되 부문장 체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임기 2년차’ 앞둔 진옥동 회장, 쇄신 중심 조직 재편 전망
신한금융은 다음달 중순경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CEO 및 경영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내년 진옥동 회장 2년차에 접어드는 신한금융에서도 큰 폭의 CEO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첫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임기 2년 차부터 조직을 정비해 변화를 꾀하는 경우가 많다.

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선임한 주요 계열사 수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CEO의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 계열사 15곳 중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신한벤처투자,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DS, 신한리츠운용, 제주은행, 신한AI 등 10곳이다.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신한금융은 연말 사장단 인사 때 제주은행장도 같이 추천한다.

우선 ‘2+1’ 임기를 채운 대표들은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체자산부문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배진수닫기배진수기사 모아보기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 5명은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하며 재신임을 받았다.

이중 정운진 대표는 2020년 12월 선임된 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해 현재 3년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이희수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동현 대표는 2020년 9월 취임한 뒤 2021년 말과 2022년 말 각각 1년 임기로 연임했다.

다만 이들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할 여지도 남아있다. 통상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는 ‘2+1’ 임기 뒤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신한금융의 경우 경영 성과에 따라 CEO가 장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 임영진 전 신한카드 대표는 2017년부터 6년 동안 임기를 지냈고, 진옥동 회장도 취임 전 신한은행을 4년간 이끌었다.

김상태 대표, 조재민 대표, 정지호 대표, 조경선 대표, 김지욱 대표는 올해 말 첫 번째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이달 중순부터 계열사 대표 면담을 가지는 등 종합적인 경영 성과 평가를 통해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실적 등 정량적 요소뿐 아니라 내부통제, 리더십 등 정성적 측면까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올 연말 부문장 축소와 일부 계열사 통폐합 등 조직 정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현재 전략·지속가능경영, 재무, 운영 등 10개 부문을 두고 있다. 부사장급인 부문장이 각 부문을 이끄는 구조다. 진 회장은 10명에 달하는 부사장 등 비대한 조직과 인력 구조에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경영진 임기가 대거 끝나는 점도 조직 정비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신한금융 부문장 10명 중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 부문장과 왕호민 준법감시인 등 2명을 제외하고 8명의 부문장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진 회장은 일부 자회사 구조조정도 단행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1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중 인공지능(AI) 기반 투자금융회사인 신한AI를 올해 말까지 청산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신한리츠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합병, 펀드서비스 전문업체인 신한펀드파트너스 등 일부 자회사의 손자회사화 방안도 거론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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