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LX세미콘을 이끌 이윤태 신임 사장은 1960년생으로 젊은 리더가 부각되는 요새 재계 인사 트렌드와 부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37년 삼성맨’이다. 그는 1985년 삼성반도체통신에 입사한 이후 지난해까지 삼성전기 상근 고문을 맡으며, 삼성그룹에서 일해왔다.
그가 취임한 2014년 삼성전기는 심각한 실적 둔화를 겪은 시기였다. 2013년 5410억 원이었던 삼성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14년에 649억 원으로 1/9 수준으로 급감한 것. 실적 호조를 달리던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후자’라는 악명까지 얻은 시기였다.
어려운 시기 삼성전기를 맡았던 이윤태 사장은 곧바로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줄이는데 집중했다.
취임 2년 차인 2017년에는 그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그해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47.8%로 1년 새 10%포인트 이상 낮아졌고, 2018년에는 44.4%까지 하락했다. 이윤태 사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19년에도 47.1%였다. 즉, 이윤태 사장 체제에서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5년 새 14.7%포인트 개선됐다.
사업 다각화의 노력은 즉각적인 수익 향상으로 이어졌다. 2015년 3013억 원에 불과했던 삼성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년 뒤인 2018년 1조1499억 원까지 약 4배 급증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9년에도 73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여 대표 재임기간 삼성전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관계자는 “LX세미콘은 올해 3분기에 분기 영업이익 78억 원을 기록하며 예상치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며 “이는 예상 대비 더딘 전방 수요와 일부 고객사들의 출하 지연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윤태 사장의 선임은 구본준 LX 회장의 ‘결단’이라고 풀이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운춘성 LX인터내셔널 사장, 노진규 LX홀딩스 부사장과 함께 그룹 2인자로 평가받던 손보인 LX세미콘 사장과 결별했기 떄문이다.
손 사장은 그룹 계열 분리 전인 2017년부터 LX세미콘 수장을 역임하면서 매출 2조 원 돌파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인물이다. 철회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메그나칩 반도체 인수도 주도할 만큼 LG그룹 시절부터 반도체에 관심이 많았던 구 회장을 묵묵히 도왔다. 구본준 회장이 측근인 손 사장과 결별하고 이윤태 체제를 선택한 만큼 내년 LX세미콘의 향방이 주목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