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가 악용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이어 두 번째라는 점에 주목하며, 중장기적으로 사업안정성이 훼손되거나, 리스크관리 개선이 없다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월 20일 영풍제지의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으며,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영풍제지에 대해 매매 거래를 정지한 상황이며 금융당국과 검찰도 해당 종목 관련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신평은 "키움증권은 온라인 위탁매매 특화 증권사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리테일 사업부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과 시장지위가 상당했으며, 이는 동사의 신용도에 중요한 요인이었는데, 금번 사태로 동사의 리테일 사업부문의 대고객 평판과 신뢰도, 시장지위가 훼손될 경우, 향후 동사의 사업안정성 및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신평은 "또 감독당국이 리스크관리 등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근거로 여러가지 조치가 있을 수 있고, 동사의 사업안정성에도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금번 사태가 단순히 일시적인 대규모 손실에만 그치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사업안정성이 중대한 수준으로 훼손되거나 리스크관리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키움증권의 신용도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향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리테일 사업부문의 근본적인 리스크관리 개선과 함께, 고객, 시장, 감독당국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 대한 투명한 소통과 신뢰도 회복을 통해 사업안정성을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당사는 향후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와 조치사항, 동사의 리스크관리 및 사업안정성 제고 여부를 지속 점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나신평은 "회사 미수금 규모(4943억원)가 영풍제지 시가총액(1조6000억원)의 30% 이상인 점과 반대매매, 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재개 후 주가 하락에 따라 미수금의 상당부분이 확정손실로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나신평은 "2023년 상반기 위탁매매 점유율 상위 5개사(키움, 미래, 삼성, KB, NH) 중 회사를 제외한 타 증권사는 신용리스크 관리를 위해 2023년 2~5월 중에 영풍제지 미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였는데, 키움은 하한가를 기록한 후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인상(10월 19일 시행)하였다"며 "금번 사태의 파급효과가 위탁매매 점유율 하락·이자수익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면 회사의 중장기적 이익안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3일 키움증권 관련 리포트에서 "미수금 손실 인식으로 2023년 수익성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나, 위탁매매부문의 공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실적대응력에 힘입어 해당 사건이 동사의 단기적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다만 한기평은 "키움증권의 수익구조상 리테일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평판자본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시 영업순수익 점유율 하락 등 시장지배력이 저하될 수 있어 해당 사건이 중장기적으로 동사의 평판자본 저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특히 해당 사건이 CFD 사태와 유사한 사례로 단기간 안에 재발하여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상되는 점, 동사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현실화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해당 사건이 중장기적으로 동사의 평판자본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평판자본 훼손에 따른 영업실적 저하 또는 리스크관리에 중대한 미비점이 드러나는 경우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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