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10만300원) 대비 23.93% 하락한 7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은 보합권에서 마감한 지난 19일을 제외하면 이달 1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발생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은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5697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키움증권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영풍제지의 거래정지가 풀리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회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제지는 연초 이후 814.76% 급등하면서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를 올리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거래가 정지된 19일에 100%로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에 대해 단기적인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등 관련 약 700억원의 충당금 반영한 데 이어 이번 사태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손실 규모는 향후 영풍제지 주가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며 모기업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차입한 사실이 있음을 감안했을 때 채권 은행의 추가적인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설 연구원은 “다른 대형사의 경우 상반기 중 해당 종목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던 시기에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는 조치를 했기 때문에 관련 사태로 인해 받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업권 전반적으로 내부통제 관련 규제 부담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375)보다 17.98포인트(0.76%) 하락한 2357.02%로 마감하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52억원, 705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258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현대차(+1.04%) ▲LG화학(+0.42%) ▲기아(+1.59%)는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0.58%) ▲SK하이닉스(-1.74%) ▲삼성바이오로직스(-0.85%) ▲삼성전자우(-0.73%) ▲삼성SDI(-1.25%)는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장(769.25) 대비 5.56p(0.72%) 떨어진 763.69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개인이 854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58억원, 16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엘앤에프(+3.09%) ▲HLB(+0.18%) ▲JYP Ent.(+1.39%) ▲펄어비스(+0.91%) ▲HPSP(+0.3%) 등의 주가가 올랐고 ▲에코프로비엠(-1.07%) ▲에코프로(-2.8%) ▲셀트리온헬스케어(-1.42%) ▲포스코DX(-3.98%) 등 시가총액 1~4위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이날 하루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6조9387억6500만원, 코스닥 시장 5조1247억200만원이다. 거래량은 각각 3억8768만3000주, 7억4771만9000주로 집계됐다. 등락률 상위 5개 업종은 ▲우주항공·국방(+4.12%) ▲화장품(+2.3%) ▲창업투자(+1.81%) ▲전문소매(+1.62%) ▲음료(+1.26%) 등이며 하락 업종은 ▲증권(-5.1%) ▲에너지 장비 및 서비스(-4.79%) ▲전기장비(-3.05%) ▲생명보험(-2.79%) ▲기타금융(-2.61%) 등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3일 코스피, 코스닥은 미국의 금리 급등 압박과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확대되며 하락했다”며 “아시아 증시 약세에 따른 동조화 현상을 보였고 증시 미수금 증가에 따른 수급 불안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특히 증권주는 미수금 발생에 따른 불확실성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급락했다”며 “자동차, 방산 업종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 따른 경제 협력 기대감이 반영돼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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