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20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4월 이후 최대규모다. 지난달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인 510억원을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전 거래일인 19일에도 5257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해 기록한 사상 최대 규모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의 경우 19일 69%까지 치솟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3일에는 54%로 소폭 하락했다. 이전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으로 당시 반대매매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이처럼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한 데는 부진한 증시 영향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의 경우 지난달 15일까지만도 2600선을 상회했지만, 이달 20일 2400선이 붕괴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20일과 최저 2355선까지 하락한 23일도 큰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920선에서 760선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팔 전쟁 발발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악재다. 이에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5%를 돌파 했다. 또 수급 부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금리에 더욱 민감하고 8월까지 이어진 테마주 랠리의 역풍을 맞고 있다. 수급과 실적 양쪽에서 영향을 받는 실정이다”며 “특히 주가 하락 탓에 개인 매도 대금 중 신용 상환 비중이 커 투자심리에 민감한 개인 매수 여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반대매매 공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대양금속 하한가 사태 때문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ㅣ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는 영풍제지의 거래정지가 풀리면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 미수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기점이 될 만한 무언가가 아직 나타나진 않았다. 하지만, 과매도권임은 분명하다”며 “코로나19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더 빠질 여력은 극도로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등락비율(ADR)은 각각 61.7%, 57.9%로 통상 바닥권으로 꼽히는 70%를 크게 하회하고 있고 각종 기술적 지표들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공포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추가적인 언더슈팅(초과 하락)이 나올 수 있지만, 현재 수준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시 현 시점에서매도는 실익이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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